헐렁한 '매출·시총' 상폐기준 바짝 죈다

2025-01-16

상폐·IPO 개선안 21일 발표

증시 상장폐지 절차 간소화

기준미달 개선기간 4년→2년

코스닥 '2 스트라이크 아웃'

IPO 주관사 '의무보유' 강화

기술특례상장 기준 강화될듯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으로 추진돼온 상장폐지와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안이 함께 베일을 벗는다. 상장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이번 상장폐지 제도 개선 취지에 발맞춰 상장 제도 역시 강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오는 21일 금융당국은 상장폐지·IPO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다. 상장폐지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일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될 전망이다.

상장폐지 절차는 거래소가 부여하는 개선 기간 한도를 줄이고 심의 단계를 간소화하는 형태로 바뀌는 안이 유력하다. 유가증권시장은 최대 개선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고, 코스닥시장은 3심제를 2심제로 간소화하는 안이 제기된다.

상장폐지 기준이 되는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재무적 기준도 높인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현재 상장폐지 기준선은 현재 각각 50억원, 40억원이다. 이를 밑돌면 상장 유지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해당 기준을 각각 300억원과 100억원으로 높이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매출액은 유가증권시장이 50억원, 코스닥이 30억원인데 모두 두 배 이상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또한 기존에는 상장사가 2년 연속 감사 의견 부적정(의견 거절·한정 포함)을 받더라도 개선 기간을 부여해 회생 기회를 줬지만, 이번 개편안에서는 바로 상장폐지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 수는 16개다. 올해에는 중국 기업 골든센츄리만 상장폐지됐다.

IPO 제도는 기관의 의무보유확약을 확대하고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현재는 기관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고 있지만, 개선안에서는 우선 배정 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의무보유확약 위반에 대해서도 제재금 부과에 그치지 않고 참여 제한 위주로 제재하는 안이 나올 수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투자일임사·운용사의 영업 기간과 위탁 재산 규모 등을 고려하는 방안도 제도 개선 방안 설정 과정에서 검토됐다.

이번에 증시 퇴출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상장 절차의 허들도 함께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술 성장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면서 재무적 기준이 낮은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표적이 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의 경우 자기자본이 10억원 이상이거나 기준 시가총액이 90억원 이상이면 재무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현재 거론되는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에선 코스닥시장의 경우 시총 기준이 100억원으로 올라가기에 기술특례상장 기준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제도가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 절차를 밟으면 상장 제도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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