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괴롭힘을 당한 정황이 담긴 음성이 공개됐다.
16일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에는 ‘고 오요안나 1주기, 엄마가 공개한 죽음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입사하고 6개월이 지난 후에 갑자기 전화 와서 끝도 없이 울더라. 한 30분 간 들었다”며 “이러이러한 선배가 있는데 자기를 너무 못살게 군다고 하더라. (괴롭히는) 담당이 있었다. ‘네가 그렇게 잘났냐?’고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둥 허벅지 내놓고 싶냐는 둥 싸가지 없다고”라고 밝혔다.
이어 “결정타는 유퀴즈(유 퀴즈 온 더 블럭)였다. ‘왜 네가 유퀴즈를 나가냐’고 선배들이 난리가 났다는 거다”며 “‘네 까짓게 1년도 안 된 네가 왜 우리 MBC 대표야?’라고. 그날 저녁에도 전화가 와서 얼굴이 팅팅 붓게 우는 거다”고 전했다.
유족이 공개한 음성에 따르면 선배 D 씨는 “네가 그렇게 잘났냐? 내가 네 아랫사람이야? 너 왜 이렇게 잘났어”라며 “너 뭐야? 선배가 네 친구냐고. 너 나랑 지금 전화로 말싸움 할래? 너 나한테 죄송했어?”라며 말꼬리를 잡고 타박했다.
또 선배 N 씨는 “여기 사람들 질이 조금 안 좋아. 일진놀이 하는 판 같아. 그런데 잘못 걸린 거야”라며 “일진놀이할 때 장단 잘 맞춰줘야 살아남잖아. (안 그러면) 결국에는 자멸하게 돼 있어”라며 기상캐스터들 사이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오요안나의 모친은 MBC 자체 진상 조사 결과 공개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모친은 “회사가 잘못된 거다. 무조건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기상캐스터가 체제는 직원인데 겉으로만 프리랜서라고 해서 경쟁 속에 집어넣어버리니까 누가 잘나가면 밟고 싶은 거다. 정규직으로 바꿔주면 이제는 이런 일이 없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MBC는 같은 날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공식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신설해 정규직 채용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