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형 치료비 상품 팔지마" 금융당국 개입에 보험사 '속앓이'

2024-11-24

암·2대 질환 주요 치료비 보험 타깃

제3보험 담당자 불러 판매 중단 지시

"지나친 개입에 신상품 개발 의지 꺾여"

금융당국이 비례형 치료비 보험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과잉 의료행위를 유발하고 보험사기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보험사들은 과도한 개입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상품 개발의 의지가 꺾인다는 불평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금융감독원은 제3보험(질병·상해보험) 담당 부서장을 소집하고 의료비 지출을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하는 상품에 대해 '판매 중단'을 행정지도 했다.

금감원은 고액 의료비 지출에 대한 대가로 고액 보험금을 수령하는 구조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의료체계의 왜곡을 유발하는 등 사회적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비 지출을 보험금 지급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연간 의료비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기준 충족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암 주요 치료비 및 2대 질환 주요 치료비 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들은 '정액형'과 '비례형'으로 나뉘는데, 정액형은 의료비 관계없이 조건을 충족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며, 비례형은 1년간 소비자가 쓴 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금감원은 비례형 상품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치료 금액에 따라 지급하는 만큼 의료비 과잉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지적에 일부 보험사들은 지난 22일 해당 보험 상품을 전격 판매 중단했으며, 영업 채널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잇따른 상품 판매 제동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독감보험을 비롯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특약,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 과당경쟁을 지적하고, 판매 제지에 나선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상품 판매에 대해 수시로 개입을 하다 보니 보험사들은 신상품 개발에 대한 의지가 아예 꺾인 상황"이라며 "소비자를 위한다는 조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소비자는 혜택 많은 보험을 가입하지 못하는 등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 공멸하는 길"이라고 불평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이번의 경우처럼 급작스럽게 일괄 중단하는 형태의 금융당국 지도는 흔한 케이스가 아니라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특약의 보장 한도 축소 등 업계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는 형태의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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