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의 협업 앨범
오혁과 궈궈는 언어 장벽을 뚫고 소통했다. 중국어, 영어, 한국어 등 구글 번역을 섞어 가며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지난 날처럼, 이번 AAA 로고를 제작할 때도 이들은 다면적 접근 방식을 취했다. “우리는 AAA 로고를 외계어처럼 보이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이게 중국어인지, 한국어인지, 일본어인지 모르게끔. 사람들이 이 로고를 봤을 때 어느 나라 언어인지는 모르겠지만 AAA라는 걸 알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대답했다.
또한 AAA를 정의내리는 여러 의미 중에서 ‘최고의 품질’이라는 뜻이 있다. 이에 해당 뜻도 담아서 제작한거냐고 묻자 궈궈는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것에 사람들이 본인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게끔 다중 의미를 형성하려고 노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혁오와 선셋 롤러코스터가 언어를 초월하여 깊은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언제나 음악이었다. “우리는 정말 많이 어울렸다. 그래서 모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그냥 놀다가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 같아요. 오혁은 매번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어요. 가끔 너무 거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때도 있었지만(웃음). 그래서 지금은 의류 브랜드까지 생겼으니 말이에요. 모든 것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궈궈가 이번 협업에 대해 소감을 전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옷은 오버사이즈 카고 팬츠입니다. 맥주 배가 많이 나왔는데 이 바지가 정말 잘 가려줘요” 궈궈가 웃으며 말했다. 또 무대에서 노래할 때 입으면 음을 더 오래 붙잡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마도 이 카고 팬츠가 선셋 롤러코스터의 독특한 보컬 톤을 만들어내는 비결일지도 모른다.
이번 컬렉션은 오혁의 아방가르드한 스타일과 궈궈의 느긋하고 차분한 스타일이 조화를 이뤘다. 독특한 실루엣에 AAA 로고 브랜딩이 미묘하게 들어간 미니멀한 디자인에서 이들의 취향을 느껴볼 수 있다. 이야기하던 도중 궈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갔고, AAA 후디 재킷을 챙겨 다시 나타났다. 차분한 블랙 컬러로 칠해진 해당 재킷은 소매에 장갑 디테일이 더해진 점이 특징이다.
“이 재킷도 소개하고 싶어요. 소매 근처에 특별한 손 모양이 있어요” 그는 장갑 디테일이 특징인 해당 재킷을 입고 장갑에 손을 넣어보이며 마저 설명을 이어갔다. “그래서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스타일링할 수 있어요”. 궈궈는 손가락을 끼운 장갑을 카메라에 비추며 말했다.
밴드의 음악적 접근 방식이 의상 디자인에도 반영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앨범의 디테일에 이어 이번 협업 캡슐에서도 두 밴드들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아이디어가 담겨, 세심하게 고안된 콘셉트가 탄생했다. 그 중 특이한 점은 사이즈 태그다. M사이즈, L사이즈 등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사이즈 표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보통 “오혁이 입고 있는 사이즈는 뭐에요? 혹은 궈궈가 입고 있는 사이즈는 뭐에요?”라고 물어요. 그래서 저희는 사이즈 태그를 저희 이름으로 붙였어요. 누군가 제 사이즈를 좋아한다면 제 이름이 적힌 사이즈를 입을 수 있어요” 오혁이 말했다.
또한 ‘AAA’ 캡슐 컬렉션에는 바밍 타이거 홍찬희가 제작한 책 <10 아시안 영 맨>도 함께 포함됐다. 해당 책은 100개의 AI 이미지가 담긴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오혁은 “찬희와 저는 작년부터 AI 이미지를 생성하기 시작했어요. 만들다보니 거의 150개 정도의 이미지가 쌓였는데, 우리는 이 작업을 진행했던 과정들과 이미지를 보관하고 싶어서 이 책을 만들었어요”라고 설명했다.
E-Wax
끝으로, 이번 협업 앨범 및 컬렉션 발매를 기념해 홍콩, 한국, 도쿄 세 도시에서 팝업이 개최됐다. 이번 팝업에서는 혁오 멤버들과 탁구 경기를 할 수 있는 특별한 탁구 이벤트도 열렸다. <하입비스트>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날의 생생한 현장은 슬라이드를 넘겨 확인해보자.
혁오 x 선셋 롤러코스터 ‘AAA’ 캡슐 컬렉션은 현재 HBX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