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빠지고 우리만…”이라는 도이치 주가조작범 편지

2024-09-26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2차 주포인 김모씨가 주가조작 공범이자 김건희 여사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민모씨에게 쓴 편지에서 김 여사만 처벌을 피하고 자신들은 처벌을 받을까봐 우려했다고 한다.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직후 민씨가 다른 투자 건으로 김 여사와 문자를 주고받았고, 2020년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에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40차례 통화·문자를 주고받은 사실도 최근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JTBC 등 보도를 보면, 검찰 수사를 피해 2021년 9월부터 한 달 정도 도피한 김씨는 10월 즈음 민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 측근에게 맡겼다. 김씨는 편지에서 “잡힌 사람들은 구속 기소될 텐데 내가 가장 우려한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라고 했다.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인 김 여사는 처벌을 피하고 자신들만 처벌받는 상황을 우려한 걸로 보인다. 민씨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직후인 2012년 1월 다른 투자 건으로 김 여사와 통화·문자를 여러 번 주고받았다. 민씨는 재판에서 김 여사와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다른 투자 건이지만 김 여사와 연락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2020년 9·10월 김 여사와 40차례에 걸쳐 통화·문자를 주고받았다.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게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통화내역 조회,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이 김 여사를 일찌감치 무혐의 처분하지 못한 것도 이런 수사기록이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지난 4년간 김 여사 조사를 뭉개다 얼마 전에야 검찰청 밖으로 나가 굴욕적인 출장 조사를 했다. 검찰의 직무유기요,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한 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검찰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관여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말을 반복했고, 2심 결과를 보고 처분 방향을 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 2심 재판부는 주가조작에 대한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방조죄는 성립한다고 했다. 이제 검찰은 더 이상 머뭇대지 말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김 여사를 처분해야 한다. 보강 수사나 법리 검토 등을 이유로 질질 시간을 끄는 건 그간의 부실 수사를 자인하는 것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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