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힘으로 커진 K-미용의료…실적 신기록에도 재매각 불안

2025-09-02

글로벌 안티에이징 열풍 속에서 K-미용의료 산업이 사모펀드(PEF) 자본을 발판 삼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소모품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와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지만, 재매각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필러·스킨부스터 '쥬베룩'을 앞세운 바임은 프리미어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2년 만에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에서 8300억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2022년 매출 106억원에서 2024년 매출 664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억원에서 529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PEF 품에 안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클래시스는 상반기 누적 매출액 1604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41% 상승했다. 휴젤도 상반기 연결 매출 2001억원, 영업이익 9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9%, 영업이익은 44% 증가했다.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은 상반기 매출 7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6% 늘었고, 영업이익은 12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PEF는 국내 기업들의 몸값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휴젤은 2017년 IMM PE가 인수했고, 이후 2021~2022년 GS컨소시엄에 매각됐다. 2022년 베인캐피탈은 클래시스를 6700억원에 인수했고, 2023년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을 약 9600억원에 사들였다. 2024년에는 프랑스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을, 올해는 VIG파트너스가 비올을 각각 인수했다.

PEF 자본은 국내 미용의료기기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클래시스는 인수 후 RF 전문기업 이루다를 합병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루트로닉은 미국 사이노슈어 인수로 해외 유통망을 확보했다.

문제는 '투자 회수 압박'이다. PEF 특성상 5~7년 내 재매각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클래시스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시장을 달궜다. 다만 클래시스 기업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 몸값이 3조원에 달하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휴젤은 최근 CBC그룹이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실제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시장 탐색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CBC 외에도 지분 구조가 복잡해 매각 의사결정에 변수가 많고, 파마리서치 대비 주가가 아직 낮아 기업가치 상승폭이 더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 PEF가 인수한 여러 기업들도 투자 회수 시점이 다가오면 비슷한 재매각 불안정성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과정에서 조직 안정성과 파트너십에 불확실성이 커진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과 네트워크를 앞세워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PEF는 처음부터 투자 회수를 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한 만큼, 소유 기업들은 재매각 시기에 불확실성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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