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韓日, 에너지 공동 구매·여권 없는 왕래 등 연대 실험해야"

2025-12-08

“한일 양국이 에너지를 공동 구매하고 여권 없는 왕래를 시도하고, 의료 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경제 연대를 위한 실험을 해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첨단 기술 경쟁에 대응하고 저출생·고령화, 지역 소멸 등 유사한 위기에 처한 두 국가가 협력을 심화해 돌파구를 함께 마련하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 “양국 셔틀 외교가 복원되고 한일 정상 간 만남이 다섯 차례나 이뤄지면서 한국과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 관계임을 재차 확인했다”며 “단순한 협력을 넘어 이제는 연대와 공조를 통해 미래를 같이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구체적으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다”며 “공동 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거나 물량을 확보하는 등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출생·고령화 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의료 시스템을 공유해 경제·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한일판 ‘솅겐 조약’ 체결도 거듭 제안했다. 그는 “EU의 솅겐 조약처럼, 여권 없는 왕래를 통해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약 882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역시 322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공통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미국·유럽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양국을 동시에 내보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바야시 겐 일본상의 회장 역시 한일 양국이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응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무역 중심국인 일본과 한국이 지속 발전하려면 자유무역 체제의 유지와 발전이 필수”라며 “양국 경제는 기존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라는 다자간 경제협력 체제를 중시하는 한편 경쟁에서 협력 구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상의는 이날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 산업이 양국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분야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정적 투자 환경과 공급망 공동 구축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또 저출산, 인구 감소의 해결책 모색에 힘을 합치고 경제·관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기반을 넓히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인천상의·아오모리상의가 한일 지역 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 상의로 선정됐다.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쳐 2018년부터 중단됐다가 6년 만인 2023년 재개됐다. 내년 제15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일본 센다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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