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은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초 김재환의 투런포가 터지며 3-1의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9회말 마지막 한화의 공격. 2연패에 빠진 9위 두산이 12연승 중이던 선두 한화를 잡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믿었던 마무리 김택연이 2사 후 한화 최인호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두산 포수 김기연과 3루수 임종성이 평범한 파울타구를 놓치면서 최인호를 살려준게 불씨가 됐다. 3루선상으로 높이 뜬 파울 플라이로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이었는데, 두 선수가 서로를 의식하며 다가서지 못한 사이 공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기사회생한 최인호는 타석에서 집중력을 유지했고, 김택연과 8구째 승부 끝에 몸쪽 빠른 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크게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최근 한화의 기세를 생각하면 경기가 이대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불펜 총력전이 펼쳐진 연장 승부. 두산 김기연과 임종성의 결자해지가 팀 승리로 직결됐다. 두산은 11회 선두 강승호가 바뀐 투수 김종수로부터 볼넷을 얻어냈다. 대주자 전다민의 2루 도루 성공으로 만든 2사 2루에서 임종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임종성은 김종수의 초구를 노려 전진 수비에 나선 좌익수 키를 크게 넘겨 펜스 앞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데뷔 2년차인 임종성의 개인 첫 타점이었다.
두산 포수 김기연도 명예회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11회 수비에서 두산도 선두 노시환에게 안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한화 벤치도 노시환 자리에 대주자 이상혁을 기용했다. 김기연은 후속 채은성 타석에서 2루를 노린 이상혁의 도루를 저지했다. 빠르고 정확한 송구가 이상혁의 손보다 한 템포 빠르게 베이스에 도달했다. 한화의 추격 의지를 제압한 장면이었다.

결국 파죽지세의 한화를 막아 세운건 하위권으로 떨어진 두산이었다. 두산은 4-3으로 승리했고, 한화는 33년 만의 13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두산이 승리를 확정하자, 둘은 마운드 위에서 다소 쑥쓰러운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어찌됐건 2연패에 빠진 두산이 분위기 전환에 승리했다. 무엇보다 가파른 상승세의 한화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