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홍라희,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처음 참석...'삼성전자 위기론' 속 '동행철학' 실천

2024-10-21

- 홍라희 전 리움 관장 동행...3000억 투입해 '어린이 치료' 인프라 구축

- 21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 개최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의 사회공헌 사업인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에 직접 참석해 '동행' 철학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 등 '삼성전자 위기론' 속에서 취임 2주년을 동시에 맞은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의 동행철학을 이어가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진단이 나온다.

오는 25일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이고 오는 27일은 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21일 오후 2시 홍라희 전 삼성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했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이 3000억원을 기부하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소아암 사업에 1500억원, 소아 희귀질환 연구에 600억원, 크론병 등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900억원 등을 투입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총 4년간 1만3413명(진단 9521명·치료 3892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혜택을 받았다. 환아 진단·치료 등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국 202곳, 의료진은 1504명에 이른다.

2021년 5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전국 병원·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이 공식 출범했다. 사업단은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3월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은 2021년에 시작돼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오석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건희 기금을 통해서 유전성 장염의 우리나라 소아 코호트를 만들었고 그 연구를 통해 유전성 장염을 치료할 수 있는 두 가지의 신약 특허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이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회장은 하늘색 넥타이를 맨 채 이날 오후 2시2분 홍 전 관장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했다.

홍라희 이재용 모자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등과 함께 행사장 맨 앞줄에 앉았다. 이재용 회장은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주제 영상을 시청하고 환아들의 주제 토크와 기념공연도 모두 지켜봤다.

이재용 회장은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한 환아 다엘군(11세)이 "평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자주 만들어 마신다"고 말하자 미소를 띠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다엘군의 어깨를 두드리며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 만들어 줘야 돼"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환아들과 기념 촬영을 위해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서도 밝게 웃으면서 환아들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재용 회장은 행사장을 빠져나가며 한 환아의 사진 촬영 요청에 무릎을 꿇고 환아를 보듬으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줄곧 밝은 모습을 보였다. 여타 공식석상에서는 무표정한 얼굴과는 달랐다는 평가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2주년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홍라희 전 관장도 미소만 지은 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자신만의 동행철학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고 분석한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 모두 사회적 책임 실천을 경영의 중요한 정신으로 삼는 만큼 이재용 회장도 삼성 총수로서 '이건희 4주기'를 앞두고 사회공헌 사업을 챙긴 것이라는 얘기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평소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강조했으며 1989년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해 삼성 어린이집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기념식에 처음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과 노조 파업 등 어려움을 겪는 있지만 사회공헌 사업만큼은 직접 챙기며 위기 극복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를 맞아 오는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추모 음악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주기 추모 음악회 때에는 삼성 호암상 예술상을 받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이 참여했다. 또 25일에는 4주기 추도식이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들은 2021년 4월 의료기부와 함께 미술 작품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미술품, 세계적인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의 근대 미술 작품 등 교과서에서 보던 걸작들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국민들이 이 작품들을 향유할 수 있게 됐다.

2022년 이후 3년째 전국 주요 전시관을 순회하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은 관람객 누계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2025년부터 미국 스미소니언미술관을 시작으로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시카고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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