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부담이 매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력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로스쿨 학생 1명의 평균 학자금 대출액은 1484만원이었다. 학자금 대출액은 등록금 대출액과 생활비 대출액의 합계액인데, 7년 전(2017년 1142만원)보다 약 340만 원 증가했다.
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등록금 부담이다. 지난해 로스쿨 1년 등록금은 평균 1447만원으로, 일반 대학원(966만원)보다 1.5배가량 높았다. 2017년 약 997만원이었던 평균 등록금 대출액은 지난해 1166만원까지 증가했다. 7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일반 대학원생들의 평균 대출액(648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액수다.
생활비 대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로스쿨 학생의 평균 생활비 대출액은 2017년 145만 원에서 지난해 318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일반 대학원생의 평균 생활비 대출액(253만 원)보다 26% 높은 수준이다. 등록금과 생활비 대출을 합하면 로스쿨생들이 일반 대학원생에 비해 평균 580만원 이상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비싼 등록금, 로스쿨 '계층 편중' 만들어”
높은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부담이 법조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자금 대출을 이용 중인 로스쿨생은 “등록금 자체도 비싼데 사교육 비용이나 도서 구입비 같은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부모님께 계속 손을 벌리기도 어려워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동기들이 많아 위축될 때가 자주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로스쿨 졸업생은 “졸업하자마자 학자금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감으로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게 된다”며 “대출 상환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일단 취직 자리부터 알아보게 되다 보니 ‘이러자고 법조인이 됐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고 했다.
김미애 의원은 “경제적인 이유로 재능 있는 학생들이 법조인의 꿈을 포기하거나 진입 장벽을 느껴서는 안 된다”며 “사회경제적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열정만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