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사상 최대' 3.6조 유증…주주 반발도 정면 돌파 [biz-플러스]

2025-03-2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다. 한화에어로는 이를 통해 육해공 방산의 국내외 거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10년 후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방산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유래 없는 규모의 유상증자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주들의 원성을 샀지만, 공시 이후 곧바로 설명회를 통해 시장과 소통해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며 신주 예상 발행가액은 60만 5000원이다.

한황에어로는 공시 직후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대규모 유상증자의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통상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돼 주가에 악영향을 준다. 기존 주주들은 유상증자에 반발할 수밖에 없는데 기업설명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추후 회사가 퀀텀점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한화에어로는 기업설명회에서 “지금 투자 기회를 놓치면 지금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려버린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톱티어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중장기적으로 방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유럽·중동·호주·미국 등에 지상·해양방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과 중동 등 국가에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해야 하는 필요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돈을 벌 때 아낌 없이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통해 2035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 규모의 글로벌 톱티어 방산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11조 2401억 원, 영업이익은 1조 7319억 원인데 10년 동안 매출은 6.2배, 영업이익은 5.8배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 자금을 국내외 지상방산, 해양·조선방산 등의 사업에 전방위적으로 투자한다. 우선 1조 6000억 원을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지상방산 거점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K9 자주포뿐 아니라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장갑차 등 차세대 핵심 제품군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공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해외방산 투자와 관련해 “중동과 유럽에서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시설 투자가 될 수도, 지분 투자 형태가 될 수도, 조인트 벤처(JV) 설립을 통한 투자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또 9000억 원을 국내에 ‘추진 장약’ 스마트팩토리 시설 및 주요 방산 사업장 설비와 운영에 투자한다. 지상방산 해외 생산 거점 확대와 더불어 국내 사업장의 글로벌 기술개발(R&D) 허브와 마더팩토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해양방산·조선해양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서도 8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조선해양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거제시 옥포조선소), 미국(필리조선소), 싱가포르(다이나맥조선소)를 연계한 멀티야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에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같은 해외 조선 시설에 대한 지분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해 멀티야드 전략을 강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용 엔진 개발에도 3000억 원을 투자해 양산 역량을 확보한다. 항공엔진 및 엔진부품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할 뿐 아니라 글로벌 무인기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항공엔진 기술의 자립도를 높일 계획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지속적인 이익 및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졌던 것처럼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해 다시 한 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SDI에 이어 한화에어로의 3조 6000억 원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중점 심사 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산업 신규투자를 위한 3조 6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는 한국시장 역사상 제일 큰 규모”라면서 “경제 전체에 활력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공모 시장에서 조달을 할 수 있어야 기업들 자금 조달이 용이한 것”이라며 “엄청나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최대한 빨리 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역대급 유상증자가 진행되며 한화에어로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 주가는 이날 4.5% 떨어진 72만 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하한가인 65만 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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