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에 이달 하순부터 5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이 연기됐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25∼29일 예정됐던 미국 무역 협상단의 인도 뉴델리 방문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달 초순부터 인도에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에 대한 제재로 오는 27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이들 관세를 합한 50%의 관세율은 미국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협상이 연기되면서 인도가 27일 이전에 협상을 타결해 25% 추가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희박해졌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상호관세 26% 부과를 예고했고, 이후 양국은 5차례 협상을 가졌다.
하지만 미국산 농산물과 유제품에 인도가 부과하는 수입 관세를 인하하는 문제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이슈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인도와 러시아의 석유 거래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상호관세 25% 부과에 더해 별도 제재를 예고했고, 결국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상품을 계속 수입하는 와중에 인도만 부당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반발한다.
인도는 최근 약 36억 달러(5조 원) 규모의 보잉 P-8 대잠초계기 6대를 비롯해 스트라이커 장갑차,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 미국산 무기 도입 발표를 유보하는 등 미국에 맞서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독립기념일인 지난 15일 연설에서 '강한 인도'를 강조하면서 제트 엔진, 전기차 배터리 등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