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이 쓴 "황금 변기나 받아라"…트럼프 부부 굴욕사건

2024-11-22

추천! 더중플- 권근영의 ‘아는 그림’

오늘의 ‘추천! 더중플’은 풍부한 명작 슬라이드를 함께 보는 시리즈 ‘권근영의 아는 그림’입니다. 미술경영학 박사(서울대)인 권근영 기자가 왜 거장일까, 왜 좋을까 안내합니다.

생전에 그림 한 점밖에 못 판 빈센트 반 고흐(1853~90), 이젠 가장 널리 사랑받는 화가가 됐습니다. 내년 1월 백악관에 다시 들어갈 예정인 트럼프 내외도 그의 팬이었던 모양입니다. 2018년 재임 당시 백악관에 반 고흐의 풍경화를 걸고 싶었습니다.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장품 ‘눈 덮인 풍경’(1888)을 빌려달라 요청합니다. 아를에 처음 도착한 반 고흐가 설레는 마음으로 그린 풍경화입니다. 구겐하임의 낸시 스펙터 당시 수석 큐레이터는 이를 거절하며 대신에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아메리카’(2016)를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카텔란은 지난 21일(한국시각) 뉴욕 소더비에서 87억원에 경매된 벽에 붙인 생바나나, ‘코미디언’(2019)의 작가입니다. ‘아메리카’는 18캐럿 금으로 만든 화장실 변기로 구겐하임에서 1년 동안 공중 화장실에 ‘전시’, 10만 명 넘는 관객들의 ‘급한 용무’를 해결해 줬습니다. 카텔란이 “99%를 위한 1%의 예술”이라고 풍자했던 작품입니다. 백악관 큐레이터실은 구겐하임의 이런 반응에 따로 회신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대처 총리는 재임(1979~90) 중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딱 한 번 방문했을 정도로 미술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때 “반 고흐의 ‘국화’를 보고 싶다”고 굳이 콕 집어 요구했다고 전해집니다. 아무도 “국화가 아니라 해바라긴데요”라고 하지 못했다는군요.

반 고흐의 그림, 무엇이 특별할까요. 황금 변기부터 생바나나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도발하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에 사람들은 왜 열광할까요. ‘권근영의 아는 그림’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런던 트래펄가 광장 내셔널 갤러리 앞은 길게 줄 선 사람들로 붐빕니다. 개관 200주년 특별전 ‘반 고흐: 시인과 연인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반 고흐가 생의 마지막 2년 동안 그린 61점을 모은 전시입니다.

3주치의 온라인 예약이 이미 다 찼기에, 1~2시간 기다려서라도 전시를 보려는 겁니다. 런던에 가지 못한다고, 예약이 다 찼다고 너무 아쉬워 마세요. 먼저 다녀온 ‘아는 그림’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반 고흐 그림은 왜 특별할까요.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반 고흐의 대표작 ‘해바라기’ 두 점이 나란히 걸린 벽입니다. 내셔널 갤러리 소장 ‘해바라기’(1888)가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온 ‘해바라기’(1889)와 135년 만에 만났습니다. 이 만남을 위해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아끼던 ‘해바라기’를 처음 미국 밖으로 반출했습니다.

사실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린 기간은 10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화랑 직원, 교사, 책 판매원, 선교사로 일하며 그 어느 직종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27살에야 그림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37살에 남프랑스로 떠나 세상을 뜨기 전까지 17개월 동안 200점의 유화, 100점 넘는 드로잉과 수채화를 완성했습니다.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을 20년처럼 밀도 높게 살았습니다.

이 기간 반 고흐는 자기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을 드나들면서도 재능을 불태웁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는 한편, 명료한 의도로 작품을 제작한 지적인 예술가였습니다. 내셔널 갤러리의 전시는 반 고흐의 이런 덜 알려진 면모를 강조하면서 그의 기획에 따라 그림을 걸었습니다. 그게 바로 해바라기가 나란히 걸린 벽입니다. 반 고흐는 아를에서 해바라기를 여러 번 그립니다. 또 가까운 이웃 룰랭 부인의 초상화를 그리고 ‘자장가’라고 이름 붙입니다. 이 ‘자장가’ 좌우에 해바라기를 나란히 건 스케치를 동생 테오에게 보냅니다. 이 ‘자장가’ 좌우에 해바라기를 나란히 건 스케치를 동생 테오에게 보냅니다. 편지엔 “배에 이렇게 걸어두면 집 떠나 멀리 있는 선원들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는 자기 그림이 위안과 희망을 주길 바랐습니다.

전시장에는 작품의 제목과 제작 연도만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긴 설명은 없습니다. 반 고흐가 편지에 썼듯 그림에 집중하고 스스로 감탄해 보라는 겁니다.

기획자이자 야심가, 새로운 스타일의 혁신가 반 고흐의 이야기, 다음 기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35년 만에 만난 두 해바라기…반 고흐의 꿈, 마침내 이뤘다

왜 거장일까, 왜 좋을까

반 고흐의 자화상과도 같은 해바라기, 한 점은 일찌감치 일본의 개인 소장가에게 갔지만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지던 날 불타버렸습니다. 독일에 간 또 다른 해바라기도 나치의 탄압 속에 위기를 맞습니다. 명화에 얽힌 사연부터 지금 뜨거운 전시까지 상세히 알려드립니다.

2만원이 돌고 돌아 451억 됐다…고흐 억울할 ‘해바라기 효과’

:도쿄의 한 고층빌딩 미술관에서도 ‘해바라기’를 볼 수 있는데, 반 고흐 유족이 2만원에 팔았던 이 그림은 1987년 451억원에 경매되면서 미술품 경매의 현대 미술 시대를 열었는데…

“87억 바나나? 그건 양반”…‘똥 통조림’도 4억에 팔렸다

:생바나나를 테이프로 덜렁 붙인 ‘작품’이 최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87억원에 팔렸다. ‘트럼프의 황금 변기’로도 이름을 날린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반항적 예술’의 세계.

대작 그려놓고 먼지로 만든다…355억 작가 ‘이유 있는 사포질’

:지금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10만 관객몰이를 하는 니콜라스 파티의 세계. 애써 그린 파스텔 벽화를 전시가 끝나면 지워버리는 이유는.

한강 “영혼의 피 냄새” 느꼈다. 로스코 그림은 뭐가 달랐나

:노벨문학상의 작가 한강이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쓴 유일한 시. 마크 로스코(1903~70)의 사각형은 왜 그를 사로잡았을까.

매일 ‘점’ 찍던 185㎝ 사내, “우습겠지만” 아내에 한 고백

:우리의 거장.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한국 미술품, 김환기의 전면 점화는 무엇이 특별할까. 경매 가격 뒤에 가려진 진짜 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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