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꿈 향해, 소망 세계로 '로그인'…현대차 협업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4 개막

2024-11-15

“모두가 자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은 과연 행복할까.”

언뜻 당연해 보이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예술가와 엔지니어들이 머리를 맞댔다. 그들은 ‘소망세계’라는 가상 공간을 만들었다. 소망세계에서는 게임적 장치가 제공하는 능력에 의해 자신의 소망을 이룰 수 있다. 조건만 허락하면 누구든 모든 소망을 달성한다. 쉽게 승리할 수 있는 특별한 권능을 부여받은 세계에서 관람객은 자신이 세계의 주인공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플레이어가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여긴다는 것. 모두가 자신의 소망을 말할 수 있는 소망세계에서 나의 소망은 타인의 소망과 부딪힌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소망을 포기하지 못하면 좌절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거대한 게임장이 마련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4' 최종 프로젝트 참가자로 선정한 ‘소망사무국’과 ‘플레잉 아트 메소드’의 전시를 15일 개막했다.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2019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차세대 문화예술을 이끌 유망 창작자를 발굴하고 다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개방형 공모사업이다. 선정된 팀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지원받고, 창동레지던시에서 작업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현대 사회에서 ‘해시태그’가 다양한 주제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듯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4'는 서로 다른 장르와 배경의 창작자들이 미술관에 모여 새로운 예술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에 선정된 두 팀은 ‘소망사무국’과 ‘플레잉아트메소드’다. 김래오, 서요한, 서진규, 오새얼, 티타늄(최준성) 5인으로 구성된 소망사무국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 이뤄지는 메타버스(metaverse) 세상인 ‘소망 세계’를 구축해, 개인의 노력이 쉽게 좌절되는 현대사회의 현실을 게임으로 고찰하는 사회실험적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관람객은 QR코드로 소망세계에 접속해 소망을 제출한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이를 소망세계로 전달한다. 이 가상 세계는 접수된 소망에 의해 유지되기도, 멸망하기도 한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게임의 난이도는 극한으로 올라간다. 소망세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관람객은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매달 1회씩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통해 게임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플레잉아트메소드는 전시를 주로 기획한 ‘퍼레이드 앤 패치워크(이세옥)’와 미디어 아트 기반 게임 제작팀 ‘룹앤테일(조호연, 김영주)’로 구성됐다. 이들은 ‘게임’이 미술관에서 전시될 때 발생하는 여러 질문을 바탕으로 전시, 워크숍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들은 동시대 예술 생태계 안에서 게임을 제작하는 예술가들의 위치를 재고하고, 스스로를 위한 브랜딩 전략을 수립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시인, 게임 연구자, 미술 비평가 등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게임과 미술간 관계를 밝히는 이 프로젝트를 도슨트 프로그램으로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전시는 2025년 4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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