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16일 장중 3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한·미 관세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거라는 기대감 속에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55.19(1.51%) 오른 3712.47을 기록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3650선을 넘은 이후 3700선까지 돌파한 것이다.
지수 상승은 한·미 관세 협상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미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관세협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 측과 상당 부분 오해, 격차, 이해의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전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10일 내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덕분에 미국 관세의 직격탄을 맞았던 현대차 주가가 전날보다 6.71%, 기아가 6.36% 상승하며 코스피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14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한 삼성전자도 2.42% 오르며 ‘10만전자’ 고지에 다가섰다.
반면 SK는 6.26% 떨어졌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대법원이 “재산 분할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뒤 회사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앞서 고등법원은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금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앞으로 더 오를 거란 전망이 잇따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의 향후 1개월 전망치 상단을 기존의 3500에서 3750으로 올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기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완화 기조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하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낮아진 점은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만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는다면 강세장이 반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세린 KB증권 연구원은 “배당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서 저평가된 종목 중에서 한동안 쉬어온 고배당주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04% 하락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 0.66% 올랐다. 모건스탠리 등 주요 은행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우려가 확산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