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건설, 현금 말라가더니 결국 '법정관리' 신청

2025-02-27

도급순위 116위 안강건설, 기업회생 절차 신청 파문

준공 건물 분양 지지부진…공사비 회수 어려움 겪어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중견건설사 안강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공사비 등 들어와야 할 현금줄이 마르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게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16위 안강건설이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등에 이은 중견건설사의 잇단 법정관리행으로 인해 건설업계에는 파문이 일고 있다.

안강그룹 계열사인 안강건설은 안재홍 안강그룹 회장이 소유한 다온엠앤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건설사다. 같은 그룹 내 시행사인 안강개발이 발주하는 오피스텔 등의 공사를 맡아 시공해왔다.

2022년 여자 프로골프단을 창단하는 등 업계에서 입지를 다져나가던 안강건설의 갑작스런 결정에는 부동산 침체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강건설은 2023년 기준 2333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1억1000만 원에 그쳤고 부채비율은 157.5%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손해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준공했던 건물들의 분양이 지지부진하면서 공사비 회수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강건설은 지난해 안강개발이 시행한 오피스텔 안양 판교디오르나인, 판교 디오르나인을 준공했다.

하지만 안양 판교디오르나인은 최근에야 분양률이 간신히 60~70%에 도달했다. 최고 13억 원대로 고급 오피스텔을 표방한 판교 디오르나인은 지난 2022년 8월에 분양했음에도 현재 분양률이 안양 판교디오르나인보다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강그룹은 판교 디오르나인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페이백, 수분양자가 원하면 2년 뒤 오피스텔을 매입해주는 환매 등을 앞세워 판촉행사에 나섰다. 사실상의 할인분양이지만 신탁사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 분양사기 논란을 일으켰다.(본지 2024년 6월 28일자-[판교 디오르나인 미분양 사태②-할인분양]돈 줄 마르는 안강그룹…'환매·전세' 믿어도 될까, 본지 2024년 7월 5일자 [단독]판교 디오르나인 분양사기 논란…계약자 “분양사무실 야반도주·안강개발 묵묵부답”)

안강건설은 또 지난해 3월 안산 성곡동 일대 물류센터를 준공했다. 역시 미분양으로 인해 시행사로부터 공사비 140억 원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골프단도 올시즌을 앞두고 해체했다.

안강그룹의 지원이 있었다면 안강건설의 법정관리행은 낮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안강그룹의 또다른 주력인 안강개발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안강개발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1321억 원, 영업이익 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8.4%, 82.4%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97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남원주역세권과 수원 고등지구 토지를 반납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에 297억 원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도 했다.(본지 2024년 6월 21일자 [단독]안강개발, '남원주역세권·수원 고등지구' 토지 반납..."297억 날렸다")

한편 미디어펜은 이번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해 안강그룹과 안강건설의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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