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미국 에너지 기업들마저 미 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방향에 불만을 드러냈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날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서 미 석유기업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는 “극단적 정책을 다른 쪽으로 갑자기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이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 기업 입장에서는 에너지 관련 정책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 더 지속성이 있고 앞으로 나올 행정부에 의해 뒤집힐 위험도 없다"고 덧붙였다.
셰브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은 기업이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불법이민자 등을 이유로, 셰브론이 2022년 받았던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면허를 종료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열린 비공개 만찬에서도 에너지 기업인들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에게 입법을 통한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등이 기업의 투자를 지연시키고 사업환경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아미르 폴 북미법인 사장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투자가 지연되고 미국의 에너지 지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 추진력이 둔화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보다 나은 방식이 있다고 본다면 빨리 이를 협상해서 만드는 것이 사업환경에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파리기후협약 탈퇴 ▶석유·가스 생산 규제 완화 ▶알래스카 원유 시추 제한 종료 ▶해상 풍력 프로젝트의 신규 허가 금지 등의 행정명령을 잇따라 발표했다. 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발표했다가 이중 상당 부분을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