居處恭 執事敬 與人忠(거처공 집사경 여인충)

2025-03-09

제자 번지가 인(仁)에 대해서 묻자 공자는 “생활은 공손하게 하고, 일은 사명감을 갖고 집중하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한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점은 미개한 오랑캐 땅에 가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恭(공손할 공)’의 윗부분 ‘共(함께 공)’은 양손을 함께 모아 무언가를 떠받드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이므로 ‘共’에 ‘心(忄)’을 덧붙인 ‘恭’은 마음을 다해 받드는 공손한 태도를 표현한 글자이다. ‘敬(공경 경)’은 생각을 한 곳에 집중하여 흐트러짐이 없다는 뜻이다. ‘忠(충성 충)’은 ‘中+心’으로 이루어진 글자로서 이중 심보로 사람을 배반하지 않고 중심 잡힌 한마음으로 충성을 다한다는 뜻이다. 공자는 이 세 가지를 인을 행하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 오랑캐 땅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이 세 가지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받들려는 생각보다는 독단하려 들고, 집중할 바른 가치관이 없이 이익만을 좇아 들쭉날쭉하며, 충성은 없고 서로 물고 뜯는 배반이 난무하고 있다. 후진국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누가 국격을 떨어뜨리는가? 국격을 들먹이는 일부 정치인들이다. 창피하다. 그들이 물러나면 후진국을 향하던 국격을 되돌려 바로 세울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를 빈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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