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발연기 논란’ 왜 지수여야만 했나
2. 게임 영상 같은 구조 짠 이유는?
3. 유치한 화룡 디자인, 주목받지 않기 위해서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이 원작 소설 팬들의 우려와 걱정을 뚫고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개봉 이후 이틀째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나름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작품에 대한 아쉬운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극 중 이지혜 역을 맡은 지수의 연기력에 대해선 몰입이 깨진다는 혹평도 있다. 지수는 앞선 작품들에서도 꾸준히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터.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김병우 감독에게 그럼에도 지수를 선택한 이유와 ‘전지적 독자 시점’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쟁점1. 이지혜 役, 지수여야만 했던 이유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동명의 인기 원작 웹소설을 스크린화했다. 제작 당시 지수를 캐스팅한 것을 두고 연기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냈고, 개봉 이후에도 이는 가시질 않고 있다.
하지만 김병우 감독은 캐스팅에 확신을 내비쳤다.
“‘이지혜’란 캐릭터는 등장 타이밍이 상당히 늦어요. 원작상 큰 비중으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보니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이 됐는데요. 그렇다고 ‘이지혜’의 등장 타이밍을 당길 수도 없고요. 그래서 그 캐릭터만큼은 대중이 많이 알아볼 수 있는 배우가 연기해야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그런 지점을 고려하면 지수는 오히려 잘된 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수가 아니었다면 잘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 법한 캐릭터였으니까요. 캐릭터들을 끝까지 끌고 가서 마지막에 모두 힘을 모으는 장면을 위해서라도 등장인물 하나하나 쉬이 여길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배우 캐스팅에 대해 역으로 고민하다가, 결국 지수를 캐스팅하게 됐죠.”

■쟁점2. RPG 게임 오프닝 보는 느낌이 왜 날까
이 작품은 특이한 구조다. 마치 RPG 게임 오프닝 영상을 보는 듯, 설계되어 있다.
“원작 자체가 각색이 중요했어요. 관객이 멀리서 관망하지 않고 참여하고 몰입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야했죠. 실제로도 제가 ‘겜돌이’(게임 좋아하는 사람)라서 그런지 원작을 재밌게 읽었는데요. 현대극과 판타지물이라는 상충되는 장르 요소를 어떻게 섞을까 하다가, ‘나 혼자 보던 소설이 현실이 됐다’는 로그라인에서 답을 얻었어요. 1인칭 시점을 적극 활용해 이야기를 꾸려가자. 제목에 나와있잖아요.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고요. 그래서 카메라도 김독자에게 바짝 붙어서 따라갔고, 관객들도 더 몰입감 있게 본 게 아닐까 싶습니다.”

■쟁점3. 화룡 디자인, 이게 최선이었나
작품 전체적으로 안정된 연출이지만, 마지막 보스인 화룡이 등장할 땐 위협적이지 않은 디자인 때문에 다소 김이 빠지기도 한다.
“그렇게 디자인한 이유는 두가지가 있어요. 화룡과 전투는 거대 괴수와 싸움인데, 캐릭터 각각이 지닌 스킬을 구사해야하면서 고군분투 해야하기 때문에 지능이 진화된 화룡이 필요했습니다. 팔다리를 쓸 줄 알고, 날 수 있어야 전투의 양상을 끌고 갈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화룡만 주목받지 않길 바랐어요. 제가 의도하지 않은 감정을 관객이 가져가지 않게, ‘보스몹’ 이상의 존재를 주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디자인이 처음 출발하게 됐어요. 위협적이지만 한편으론 홀리(holy)한 느낌이 들 수 있게끔이요. 그동안 본 적 없는 존재로 디자인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전국 극장가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