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이 2021년 1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저상버스 보급률이 4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상버스 배차간격이 1시간을 넘어서는 지역도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8개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를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자료를 살펴보면 2023년 말 기준 우리나라 교통약자 수는 전체 인구 5133만명의 30.9%인 1586만명으로, 전년(1568만 명)보다 약 18만명 증가했다. 교통약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자로 전체의 61.3%인 973만명이었다. 장애인 264만명(16.7%), 영유아 동반자 245만명(15.4%), 어린이 230만명(14.5%), 임산부 23만명(1.4%) 순이다. 통상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모두 포함한다.
전체 이동편의시설 기준 적합률 및 교통수단 이동편의시설 기준 적합률은 각각 85.3%, 88.3%로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비롯해 교통약자 화장실, 승강기, 임산부 휴게시설을 비롯해 수직손잡이, 교통약자용 좌석 등의 보급률은 매년 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인 버스의 경우 저상버스 보급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저상버스(시내버스)의 2023년 전국 평균 보급률은 38.9%에 불과했다. 평균을 웃도는 지자체는 서울(66.7%), 대구(46.5%), 세종(46.4%), 강원(41.9%), 대전(39.7%) 등 5곳에 그쳤다. 저상버스가 가장 적은 지역은 울산으로 보급률이 14.6%다. 인천(18.8%), 제주(18.9%)도 20%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상버스 배차간격은 26.4분으로, 전년(26.8분)보다 소폭 줄었으나 유의미한 감소폭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은 14분에 한 대씩 저상버스가 운행하고 있으나 경기는 24.5분, 인천 31.9분으로 수도권 안에서도 저상버스 배차간격에 차이가 있었다.
저상버스 보급률이 가장 낮은 울산은 배차간격이 95.2분에 달했다. 휠체어장애인이나 유모차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 승객이 저상버스 한 대를 놓치면 최대 1시간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바우처택시, 시각장애인생활이동지원차 등 특별교통수단 전국 평균 보급률은 101.4%로, 올해 처음으로 법정대수(중증보행장애인 150명당 1대)를 달성했다. 서울이 125.3%로 가장 높으며, 경기(116.8%), 강원(116.8%), 경남(114.3%) 순으로 높았다. 부산의 보급률은 64.4%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