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카카오, 김범수 무죄로 '사법 리스크' 해소…AI·스테이블코인 신사업 재시동

2025-10-21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데 따라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김범수 센터장의 역할이 한층 강화되는 것은 물론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 회복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중심 계열사 재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리더십 재정비에 신뢰 회복

김 센터장은 지난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후 법정 싸움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8월 검찰이 김 센터장을 구속기소한 이후로는 사실상 경영활동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지난 3월에는 방광암 진단을 받으면서 카카오 그룹의 콘트롤타워 기구인 CA협의체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이번 1심 '무죄' 선고에 따라 김범수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실무 경영은 정신아 대표 등 현 경영진이 담당하지만, 그룹의 미래 비전을 수립하거나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창업자인 김 센터장이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 업계 한 관계자는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위만 갖고 있지만 대한민국 IT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로, 경영진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서 “사실상 모든 혐의에서 다 무죄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AI 등 사업을 추진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카카오 그룹은 무엇보다 이번 1심 선고에 따라 의도적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났다. 카카오는 검찰의 기소로 도덕성과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자본 시장과 국민 여론도 좋지 않았다. 이번 무죄 선고로 카카오 그룹에 대한 신뢰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사내공지에서 “3년 가까이 카카오를 따라다녔던 무거운 오해와 부담이 조금은 걷힌 날”이라면서 “우리가 함께 일하는 카카오가 '위법한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AI 재편 '가속페달'

카카오 그룹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잠재적인 사법 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검찰은 카카오 법인에도 벌금형을 구형했다. 1심에서 벌금형 이상이 선고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상실 문제에 직면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리스크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정신아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공동 태스크포스(TF)장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TF를 출범시켰다.

AI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카카오의 계열사 재편 작업도 더 속도가 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132개였던 계열사를 이달 기준 99개까지 줄였다. 올 연말 80개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사법 리스크를 벗은 카카오가 이 같은 계열사 재편 작업에 속도를 붙이면서 AI 시대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색, 뉴스, 쇼핑 등 분야의 경쟁력이 AI와 결합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시대”라면서 “김 센터장이 AI 시대의 비전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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