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디지털브리지 인수 '합의 임박'

2025-12-29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소프트뱅크그룹(SBG, 이하 소프트뱅크)이 미국 디지털 인프라 투자사 디지털브리지그룹 인수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29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르면 29일(현지시간)에도 최종 합의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아직 정식 계약 체결 전 단계로 시기와 조건은 변동 가능성이 남아 있다.

디지털브리지 그룹은 데이터센터, 통신타워, 광케이블, 엣지 인프라 등 디지털 인프라 자산에 특화해 투자하는 미국 프라이빗에쿼티(PE) 운용사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AI 보급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를 배경으로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려 왔다.

이번 거래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이러한 디지털 인프라 수요를 직접 포착해, 반도체와 클라우드에 이어 새로운 수익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수가격, 지분 구조(완전 인수인지, 부분 출자 형태인지)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와 디지털브리지는 인수 조건에 대해 사실상 막판 조율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이르면 29일 중에도 합의와 함께 공식 발표가 나올 수 있는 일정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직 최종 서명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시장 상황이나 밸류에이션 이견 등에 따라 발표 시점이 늦춰지거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프트뱅크그룹과 디지털브리지 양측 모두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손정의 'AI 인프라 구상'과의 연결고리

손정의 회장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로 알려진 '스타게이트' 구상을 제시하며,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하나의 거대 생태계로 묶는 비전을 제시해 왔다.

디지털브리지는 북미와 유럽, 기타 지역에 걸친 디지털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소프트뱅크가 AI 인프라 가치사슬 전반에 보다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또 소프트뱅크그룹은 최근 투자운용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으며, 과거 포트리스 인수 등과 마찬가지로 '투자회사 안에 또 다른 투자 플랫폼'을 품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이 같은 전략을 디지털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 남은 변수는 재무 부담과 규제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의 대형 투자가 이어지는 데 대한 재무 건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디지털브리지 인수 규모가 수조 엔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대규모 AI·반도체 관련 투자를 진행 중인 소프트뱅크가 추가 레버리지 확대를 감내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또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는 각국에서 안보상 중요 인프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미 당국을 포함한 규제·경쟁 당국의 심사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소프트뱅크의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와의 경쟁·중복 관계, 중국 등 특정 지역 비즈니스와의 연계 가능성 역시 심사 과정에서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디지털브리지 인수 협상이 성사될 경우, 소프트뱅크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한층 더 포지션을 강화하게 되며, 반대로 무산될 경우에는 손 회장이 그리는 AI 인프라 전략의 속도 조절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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