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밀반입 급증에 고도화된 '로봇 기술력'으로 세관 일손 돕는다

2024-10-31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컨테이너 화물 검사용 탐사 로봇을 통해 전체 물품을 확인하지 않고도 표적이 된 우범화물의 내부 검사로 시료를 채취할 수 있습니다"

31일 관세청(청장 고광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공동 추진해왔던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 개발 1.0사업' 시연회 현장에서 컨테이너 화물 검사용 탐사 로봇을 개발한 유진기술 김영근 대표가 한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진행된 시연회 현장에서 "기존에는 컨테이너 화물을 X-Ray로 점검한 뒤 우범화물로 확인 되면 직원들이 전체적으로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제 해당 컨테이너 화물 검사용 탐사 로봇을 통해서 업무 효율화가 2배 이상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라며 유상임 장관과 고광효 관세청장에게 설명했다.

관세청은 이처럼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곳까지 위험물품을 확인해 로봇을 대신하는 컨테이너 화물 검사용 탐사로봇 뿐만 아니라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X-ray 장비 ▲인공지능(AI)기반 분산 카메라 환경 우범여행자 식별 · 추적시스템 등 세관 현장의 수요에 근거한 7개 연구과제를 수행해왔고 올해로 실증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관세청이 R&D예산을 5:5로 매칭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됐으며 총 312억원의 예산을 들여 '커스텀즈랩 사업단'을 구성해 운영, 해당 사업들의 결과물로 이어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화물을 검사하는게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렸으나 해당 로봇기술의 도입으로 직원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적발하게 돼 효과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시연 단계 이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력이 더욱 보완되고 개선되면 직원들이 우범화물을 보다 효과적으로 선별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직원들 업무에 더욱 성과를 높여 줄 또 다른 기술도 개발됐다. 이날 한국과학기술원은 x-ray 판독 트레이닝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지능화되고 있는 마약 등의 은닉영상을 토대로 다양한 조건에서의 3D 영상을 생성, 훈련함으로써 마약 등 불법물품의 적발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날 시연회에서는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엑스레이 장비도 관심을 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해당 장비는 기존의 투과형 엑스레이 기술이 아니라 산란형 방식을 이용해 물품의 판독 능력을 높였다.

한국원자력 연구원 이병노 선임연구원은 "마약이나 폭발물 등은 유기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해당 물품을 기존 x-ray는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소형화물 복합형 x-ray 검색기로는 기존에 확인할 수 없었던 유기물을 직접 투과해 보여주어 육안으로 확실히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처럼 밀도가 낮은 물질까지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어 국내 유통되고 있는 마약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효과까지 이뤄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소형 수화물 검색기도 100% 국산화 개발해 외국 장비를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우편 등 반입되는 소형화물에 은닉된 마약류를 적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국내 마약이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확산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AI 기반 우범여행자 식별 시스템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공항 등에 설치 되어 있는 CCTV를 통해 우범여행자의 동선을 사람이 직접 감시하는 것에서 AI를 활용해 자동으로 손쉽게 추적하는 것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우범여행자에 대한 대응력 강화 뿐만 아니라 감시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관세청은 내다봤다.

이처럼 시연회를 통해 보여진 이번 연구 결과들은 향후 추가적인 실증, 공공 조달과의 연계 등을 통해 관세 현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양 부처는 이날 업무협약(MOU)를 통해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됨에 따라 오는 2025년부터 공동 추진하는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2.0 사업'의 성공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 및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성과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마약의 반입차단 등 공공서비스를 첨단화하고,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는 좋은 연구결과"라며 "앞으로도 출연연구기관 등 첨단기술을 가진 기관과 관세청과의 협력을 통해 관세행정 서비스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이 필수"라며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스텀즈랩사업단 박선희 단장은 이날 "7개 연구과제 중 현장 수요에 맞게 3개 연구는 우선 선정되고, 추후 단계적으로 나머지 4개 연구 또한 세관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시제품도 점차적으로 활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국경관리의 능동적인 변화에 맞게 관세행정 현장맞춤형 개발사업에 참여해 기술과 성정을 촉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양 부처는 후속 사업이 더욱 개선돼 추진되도록 수요 발굴에서부터 과제 선정, 연구 수행, 실증 적용 까지 사업 전단계에 걸쳐 적극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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