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제동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커져가는 카드업계 '근심'

2024-09-26

【 청년일보 】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제동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 수익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이에 카드업계는 신사업과 해외진출 등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1조8천30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말 41조2천265억원보다도 6천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롯데·현대·우리카드 등 3개사의 카드론 증가분이 눈에 띈다. 롯데카드의 8월 말 카드론 잔액은 5조3천42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471억원(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5조5천865억원으로 8천104억원(16.9%), 우리카드는 3조8천660억원으로 5천325억원(15.9%) 늘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론 취급액이 급증한 카드사 3곳에 리스크 관리계획 제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금감원은 해당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리스크 관리 소홀로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를 고민하는 것 같다"며 "향후 당국이 '카드론 규모를 더 늘리지 마라'는 방향으로 지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본업은 '결제업'이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본업 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당국이 향후 카드론까지 조인다면 카드업계의 수익성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데, 올 연말에 가맹점 수수료가 또 한 번 인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3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데 여태껏 수수료를 인상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 매출 기준으로 ▲3억원 이하 0.50% ▲5억원 미만 1.10% ▲10억원 미만 1.25% ▲30억원 미만 1.50%로 책정돼 있다.

문제는 당국의 카드론 제동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엔 빨간 불이 들어왔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신사업이 없다는 것이다.

'결제업' 본업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은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각 카드사가 데이터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00억원 안팎으로, 카드론과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대안으로 자리 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아울러 카드사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나선 해외진출도 최근 경기침체로 해외 현지 여건이 악화하면서 지지부진한 편이다.

지난해 카드사 가운데 해외사업 실적 1위를 기록했던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4곳에서 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수치다.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8%, 30.1% 증가했고 미얀마 법인 역시 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베트남 법인이 올해 25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최근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 자금수혈을 결정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 71억8천만원 규모 증자와 함께 지급보증액 한도를 1천330억원으로 확대했다.

KB국민카드도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와 태국, 캄보디아 2곳 등 총 4곳의 해외법인에서 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1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영향 등으로 동남아 국가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카드업계의 해외진출 성과가 다소 지지부진하다"며 "본업 경쟁력이 악화한 상황에서 향후 수익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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