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란극복·국민통합·민생회복 큰 정치 제시하길

2025-04-27

이재명 전 대표가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이날 수도권·강원·제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 전국 순회 경선에서 총 89.7%의 압도적 득표율로 선출됐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화두는 내란 극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통합과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고 했다.

이번 대선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윤석열의 12·3 내란으로 국격은 추락했고, 사회는 쪼개졌으며, 민생은 피폐해졌다. 기후위기, 국가·지방소멸 위기 등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의 해결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촌각을 다투는 과제가 되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박 등 국제질서 변화에 따른 외교·안보적 난제도 수두룩하다. 이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번 대선은 이런 국내외적 과제의 해법을 치열하게 모색하는 장이 돼야 한다. 제1야당 후보이자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이 후보는 이를 선도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내란 극복·국민 통합·민생 회복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세력과 선을 긋는 건 기본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치 복원이요, 통합의 정치다. 이 후보는 대선에서 내란 극복 세력을 묶을 담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당 내 ‘비명’을 포용하고, 다른 야당과의 연합정치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치 복원과 협치 제도화를 위한 개헌의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고 이행을 확약해야 한다. 내란을 몸으로 막아낸 광장 시민의 정치·사회적 요구 또한 정책에 담아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떠안아야 이 후보는 내란 극복 국민연합의 명실상부한 대표 주자로 매김할 수 있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먹사니즘’을 강조했다. ‘먹사니즘’은 이 후보식 실사구시 표어이다. 그러나 실사구시가 탈가치를 뜻하는 것이어선 곤란하다. 이 후보에게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민주당 기본 노선이 주어져 있다. 여기에 더해 내란 극복 소임을 이 후보에게 위탁한 진보적 지지자들의 차별 해소, 정의·평등과 같은 가치 또한 반영해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보수정당’이라는 이 후보의 선언, 그 선언의 연장선에 있을 조세정책 등 몇몇 부분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없지 않은데, 대선 과정에서 이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비전도 그걸 제시하는 사람이 신뢰를 잃는다면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말과 태도의 일관성·책임성·반응성을 갖춘 정치 리더라야 지속적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정책 실현의 정치적 동력도 거기서 나온다. 여론 풍향에 따라 말과 정책의 골간을 쉽게 바꾸는 건 소탐대실이라는 걸 이 후보는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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