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K팝 콘서트 티켓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 지인들에게 돌아가는 '무료 VIP 초대석'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그룹 '아이들'의 멤버 우기는 방송에서 "콘서트 티켓을 직접 사비로 구매해 지인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초대석 운영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해당 발언 이후 팬들 사이에서는 초대석에 대한 쌓였던 불만의 목소리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K팝 팬들에게 콘서트 티켓을 구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팬클럽 선예매부터 일반 예매까지 몇 분 내로 매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라는 표현까지 생겼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팬들은 대리 예매를 맡기거나, 어쩔 수 없이 되팔이에게 웃돈을 주고 티켓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막상 콘서트가 열리면 연예인 지인들을 위한 초대석이 비워진 채 남아 있는 모습은 팬들에게 큰 박탈감으로 다가온다실제로 노원구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팬은 "초대석이 모자랐다는 건 결국 줄 지인이 많다는 말 아니냐"며 "그만큼 우리가 앉을 자리가 없어진다는 뜻"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초대권은 보통 연예인의 지인, 소속사 및 제작진 스태프의 가족, 광고·협찬사 관계자 등에게 배정되며, 대부분 비공개로 운영된다. 각 소속사나 공연 주최 측은 내부 인원이나 VIP 초청 명단에 따라 일부 좌석을 확보해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논란이 된 영상 속 댓글에서 대부분의 팬들은 "가수와 팬이 만나는 자리에 왜 연예인 지인들이 앉는 지 모르겠다", "평소에 팬들을 어떻게 생각했는 지 의심된다"는 등 아쉬움을 토로했다.
가격 문제도 심각하다. 실제로 블랙핑크는 '2025 월드투어' 티켓 가격을 최고 27만5000원으로 책정해 팬들의 반발을 샀다. 2018년 첫 월드투어에서 전석이 11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년 만에 약 2.5배가 오른 셈이다. 일부 팬들은 "단순 물가 상승으로 설명하기엔 과하다"며 불만을 표한다.

지난해 엔하이픈의 월드투어 '워크 인 더 라인'에서는 공연과 숙박을 함께 제공하는 '플레이&스테이' 패키지가 400만 원대까지 책정됐다. 해당 상품에는 포토 이벤트, 전시회 입장권, 아티스트 친필 사인 포스터 등 팬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굿즈가 포함됐지만, "430만원은 너무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콘서트 티켓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반석조차 10만원 중반대다. 사운드체크(본 공연 전 리허설)나 하이터치(본 공연 후 아티스트와 하이파이브) 등이 포함된 VIP 패키지는 20만원 가까이 돤다. 지방 팬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교통비와 숙박비, 식비까지 더하면 콘서트 한 번에 50만원 이상이 깨지는 건 기본. "이 돈이면 월세 낼 수 있다"는 말은 이제 농담이 아니다.
인천 청라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팬은 "이제는 콘서트가 아니라 팬을 대상으로 열린 고가의 상업 행사가 됐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티켓을 어렵게 예매한 팬들 입장에서, 공연 당일 텅 빈 초대석은 더 큰 허탈감으로 남는다. 강남 거주 10대 여성 팬은 "연예인 지인들은 핸드폰만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경우도 있고, 한 줄이 통째로 비어 있는 걸 보면 현타가 온다"며 "공연의 주인공이 아티스트와 팬이 아니라 '지인 파티'가 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많은 팬들은 "누구 덕분에 콘서트가 열리는지 잊지 말아달라"며 VIP 초대석 문제에 대한 불만이 한가득이다.티켓 가격 조정과 함께 콘서트 운영의 전반적인 투명성과 팬 중심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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