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겨울, 소주‧와인 마케팅 정조준
경기침체와 이상기후 등 변수로 작용
낮은 도수 신제품‧소용량 제품 등 출시
주류업계가 연말 시장 공략을 통한 하반기 매출 올리기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찬바람 부는 가을‧겨울, 뜨끈한 국물 요리와 함께 마실 수 있는 소주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와인 판매에도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유독 고민이 깊다. 지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모처럼 찾아온 ‘송년 훈풍’에 자칫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하는 노파심이 크다. 업계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가 지속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이 오히려 떨어질수 있다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14일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주류업계는 연말 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통상 연말에는 송년회와 신년회 등 술자리가 많아 주류 매출이 급증한다. 동료,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 잔을 기울이면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는 만남이 줄을 잇는다.
때문에 주류업계는 여름 성수기를 지나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데다, 외식산업 전반에 걸쳐 활성화가 이뤄지는 만큼 경기 침체로 가라앉은 업계 분위기를 대폭 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올 하반기 ‘투트랙 전략’을 통해 매출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다수 모임을 겨냥한 특정 에디션 마케팅과 동시에 홈술에 특화된 낮은 도수의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편의점 등 소매점을 통한 굿즈 마케팅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주 시장에 집중한다. 통상 한파 등 날씨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생활도 바뀌는 만큼, 맞춤 전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전통적으로 겨울에는 한 순배만 돌아도 속이 뜨끈해지는 소주 매출이 급증한다.
와인 판매에도 공을 들인다. 와인은 연말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짙다. 취하려고 마시는 게 아닌 분위기와 술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와인이 타 주류 대비 주목 받는 배경으로 손 꼽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계절성 영향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날이 추워지면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맥주보다는 뜨끈한 국물 요리와 함께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다”며 “소주는 11-12월 연말이 평달에 비해 15~20% 정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침체와 이상기후 등이 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기후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축제와 공연, 유통업계의 판촉행사 등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대대적인 행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바뀐 음주 트렌드도 문제다. ‘양’으로 마시던 술 문화가 ‘질’로 바뀌었다. 체중 감량에 신경 쓰는 Z세대가 크게 늘면서 술 자리를 예전보다 기피하게 되고, 소주와 같은 독주 보다는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하이볼’과 같은 주종이 상대적으로 잘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주류업계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혼술과 홈술에 특화된 낮은 도수의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소용량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등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마트와 편의점을 통한 프로모션과 굿즈 마케팅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12월 초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포함해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되는 와인 등에 공을 들일 계획”이라며 “또 음주 문화가 바뀌고 다양한 주종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 맞춰 다양한 술도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