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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들어 딩크족으로 살 걸 하고 굉장히 후회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저는 42세, 아내는 39세 부부다. 15세 아들 하나 있다"며 "어렸을 땐 예쁘고 귀여웠다. 말도 잘 듣고 착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갈 때쯤부터 아이가 바뀌었다"고 운을 뗐다.
A 씨에 따르면 살가웠던 아들은 현재 부모와 말도 섞지 않으려 하고 하교 후에는 방에서 게임만 한다고. 심지어 밥 먹을 때도 대화는커녕 휴대전화만 붙들고 있다며 "말이라도 걸어보려고 하면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짜증 나!'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는 게 일상"이라고 토로했다.
또 용돈을 매주 10만 원씩 받는 아들이 어느 날 아내 지갑에서 30만 원을 훔치기도 했다고. 이유를 묻자 아들이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어 참다못한 A 씨가 아들 뺨을 때렸다고 털어놨다. 이후 아들은 집을 나가 일주일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솔직히 요즘 '그냥 아내와 둘이 살 걸'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들이 나이를 먹어도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라"라며 "아이 가졌을 때도 남들 다 가지니까 우리도 가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혹시나 제가 아내보다 먼저 죽으면 그래도 아내한테 힘이 되어줄 자식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복합적으로 생각하다가 가지게 됐다"며 "뭐 제 자식이고, 저는 부양받을 생각도 없지만 저나 아내가 혼자 남는 시점이 올 텐데 자식한테 돈 뜯기고 요양원으로 쫓겨나지나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씁쓸해했다.
A 씨는 아흔이 넘은 조모가 요양병원에 있다면서 "얼마 전 명절이라 찾아뵈었다.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계셨는데 저희가 머무른 5시간 동안 가족이 찾아온 건 저희뿐이었다. 다른 분들은 멀뚱멀뚱 잠만 주무셨다"고 전했다.
그는 "제 생각에는 그나마 할머니를 생각하는 아버지조차 나이 드신 할머니를 직접 돌보기 어려우니 요양병원에 모신 것"이라면서도 "저희도 요양병원에 할머니 모셔다 놓고 1년에 한두 번 찾아가고 '우린 할 만큼 했어' 이러는데 이럴 바에 조부모님도 우리 부모님을 낳지 않고 두 분이 원 없이 할 거 하시면서 사셨으면 지금보다 나으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라고 말했다.
또 A 씨는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데 X자식 같으니 나중에 아내가 저보다 먼저 죽으면 끝까지 제가 돌봐줄 수 있어서 다행인데, 혹여나 제가 먼저 죽으면 혼자 남을 아내 때문에 눈물이 난다"며 "자식을 안 낳았다면 큰돈은 아닐 테지만 노후에 아내 앞으로 5억 원 정도는 더 모아둘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아들 하나 때문에 별생각이 다 든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도 나이 40 먹고 회사에서 두 시간 동안 욕이란 욕은 다 먹었다. 자식만 아니었으면 관두고 다른 일 알아봤을 텐데 자식이란 놈은 부모 지갑이나 털어가고 방구석에서 게임이나 하고 엄마한테 욕이나 하고 있다"며 "주말에는 어딜 싸돌아다니는지 코빼기도 안 비치고 죽겠다. 아내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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