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남가주 한인사회를 이끌어 온 1세대 시니어들이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꿈을 품고 미국 땅을 밟았다. 청춘을 다 바쳐 가정을 일궜고 한인사회 공동체를 위한 일에도 앞장섰다. 고인이 된 분들의 ‘삶과 추억’은 사랑하는 가족, 아끼던 지인, 도움받은 한인사회가 기억하고 있다.
▶ 최용순 화백
최용순 화백은 2007년 LA에서 홍익민화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 민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는 ‘한국 민화를 세계로’라는 기치로 LA 등 미전역에서 한국 민화 전도사로 활동했다. 또 한국 민화협회 LA지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민화를 알리는 여러 활동을 펼쳤다. 그는 USC, 칠레 국립대학, 튀르키예 등에서 한국 민화 전시회도 개최했다.
▶ 이철 언론인
한인사회 언론인으로 활약한 고 이철씨는 합동통신·서울신문 기자, LA중앙일보 편집국장 대리, LA한국일보 편집국장·주필·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해박한 지식과 삶의 지혜가 담긴 칼럼을 통해 한인사회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50년 기자생활을 하면서 쓴 칼럼집 ‘뉴스 속의 뉴스’를 출간했다.
▶ 최정택 전 OC한인회장
오렌지 샌디에고 평통 상임 고문이었던 최정택씨는 1983년부터 이민생활을 시작하며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 발전을 이끌었다. 생전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취미인 사진 솜씨를 발휘해 한인단체 여러 행사를 기록으로 남기며 봉사했다. 2011년 미 대통령 평생봉사상, 2013년 박근혜 대통령 표창장, 제9회 대한민국 세종문화상, 2018년 문재인 대통령 표창장 등 다수의 상도 받았다.
▶ 이정근 목사
이정근 목사는 LA유니온교회를 개척하고 미주성결교회 총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인 교계 발전에 헌신했다. 그는 지난 1980년 유니온교회를 개척, 1대, 3대 담임 목사를 역임하고 지난 2010년 7월 은퇴했다. 그는 생전 ‘글목회(writing ministry)’를 중요시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목회 실습의 이론과 실제’를 비롯해 ‘기독교교육원론’ ‘성결교회 기독교 교의’ 등이 있다. 본지 필진으로 삶의 깊이와 철학이 닮긴 글을 공유했다.
▶ 김봉건 전 재향군인회 회장
김봉건 자유대한지키기운동본부 미서부지회 대표회장은 1984년 미국으로 온 후 2세와 3세들에게 6·25전쟁의 참상과 교훈을 알렸다. 여러 보수 단체와 군 관련 단체를 주도해 미주사회에 보수의 자유 가치를 심는데도 주력했다. 재미 이북 5도민 연합 회장, 재미 한국 6·25참전 동지회 회장, 재미 대한 무공수훈자회장,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 민용순 UC어바인 교수
이민 후 아시안 이민자 정체성을 탐구해 온 민용순 UC어바인 교수는 이민 1세와 2세 작가들이 창작한 디아스포라 미술을 소개하고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는 1980년대 말 미국에 아시안 미술가들의 정체성을 견인한 작가이자 미술을 매개로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행동주의 미술가이자 전시기획자로 이름을 떨쳤다. 1993년부터 UC어바인 미술과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전 세계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 김영애 수필가
미주 지역 수필가인 김영애 작가는 평생 글로 삶을 기록해왔다. 지난 7월 출간된 다섯 번째 수필집 ‘포인세티아’는 그의 문학 여정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다 지난 1978년 도미했다. 이후 글쓰기를 시작했다. ‘수필시대’, ‘수필세계’를 통해 등단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그는 서울문학 오늘의 작가상, 무원 문학상, 경희 해외 동포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