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 쌍두마차 격인 미국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53)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3선)과 마이크 월츠(50)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 6구·4선)이 각각 발탁됐다고 현지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출신으로 ‘검증된 트럼프 사람’인 데다 대(對)중국 강경 매파로 분류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추구해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트럼프 2기 외교가 ‘트럼프 충성파’를 앞세워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바계 이민가정 출신으로 2010년 상원에 입성한 루비오 의원은 한때 ‘공화당의 오바마’로 불렸던 기대주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됐다가 부통령 후보에 J D 밴스 상원의원이 낙점된 이후로는 국무장관 후보군으로 유력시됐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트럼프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될 월츠 하원의원은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와 주방위군 등 27년간 군에서 복무했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 참모인 국가안보보좌관에 군인 출신을 임명하는 건 흔하지만, 장성이 아닌 영관급 장교 출신을 기용하는 건 이례적이다. 전장 경험이 풍부한 특수부대 출신을 집권 2기 첫 국가안보보좌관에 기용하는 것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외교안보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승리 도운 장남, 행정부 대신 벤처캐피털 간다”
이들 외에도 트럼프 2기 백악관과 내각 주요 자리에는 트럼프 충성파들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정책 담당 백악관 부비서실장에는 스티븐 밀러(39)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겸 연설담당관이 임명될 것이라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밀러는 2기 내각 인선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조언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밀러는 1기 행정부 때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계획을 설계했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을 세우고 이민자 가족 수천 명의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강경 이민정책을 펴 논란이 됐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한때 부통령 후보군 중 하나였던 크리스티 놈(52)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국토안보부는 세관국경보호국과 이민세관단속국, 연방재난관리청, 비밀경호국 등 기관을 관할하는 거대 기관이다. 놈은 이민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환경보호청장(EPA)엔 역시 트럼프 충성맨으로 불리는 리 젤딘(44) 전 하원의원이 지명됐다. 젤딘 전 의원은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을 반대하는 등 트럼프의 선거 부정론에 동조한 강경 보수 인사다.
한편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하지 않고 벤처캐피털회사에 들어간다고 NYT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대선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아버지의 재선 승리를 도왔고, 2기 행정부 인선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0일 기부자 수백 명이 모인 행사에서 입각 여부를 묻는 질문에 ‘1789캐피털’에 파트너로 합류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