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도 ‘원팀’… 투자 보따리로 지원사격 [韓·美 관세 협상 타결]

2025-07-31

이재용·정의선·김동관 잇단 방미

정치권 만나며 투자·인맥 총동원

‘미국통’ 한경협 회장도 막후 지원

한국이 미국과 관세협상에서 합격점을 넘긴 성적표를 받아든 데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미국 현지에서 벌인 측면 지원이 한몫했다. 기업들이 내놓은 미국과의 투자협력 계획도 ‘15% 관세’를 끌어내는 밑거름이 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기업 분들이 미국에 와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며 “(기업인들이) 우리가 투자한 지역구의 상원의원이나 주지사를 만나서 이야기해줬다”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가진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재계 분들과 정보 공유·측면 지원 차원에서 상호간에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민관이 총력을 기울였다”며 “재계 지도자들이 미국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의회든 기업이든 (만나는 등) 민관 총력 체제로 한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은 최근 일본·유럽연합(EU)이 연이어 협상을 타결해 위기감이 고조될 무렵 예정에 없던 방미길에 올랐다. 지난 28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조선 협력’ 카드를 들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구체화 등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3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잇따라 방미했다. ‘미국통’인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도 지난 주부터 미국을 찾아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며 막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수출 주력 산업을 이끄는 이들 기업 총수는 자발적으로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의 방미에 대해 “저희가 요청한 것은 아니고 기업집단들에도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가서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와 조선업 협력은 한국 측의 든든한 협상 카드였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3월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조선업 부흥을 꾀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조선 협력 의지를 밝혔고, 올해 4월에는 존 펠란 해군성 장관이 미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방한해 국내 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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