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생존의 새 희망…과학자들, 인공 꽃가루 대체 식품 개발

2025-04-21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꿀벌의 생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 워싱턴 주립대학교(WSU)와 벨기에의 바이오기업 APIX 바이오사이언스 NV가 공동으로 개발한 ‘꽃가루 대체 식품’이 꿀벌 군집을 자연 꽃가루 없이도 생존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회보 B 저널에 실렸으며, 워싱턴 주의 상업용 농장에서 영양 결핍 상태에 놓인 꿀벌 군집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그 효능이 입증됐다.

연구진은 꿀벌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담은 인공 식단을 개발했으며, 이는 마치 인간의 ‘에너지 바’처럼 꿀벌 군집 내부에 직접 배치되어 유충과 성체 꿀벌에게 전달된다. 특히 이 식품은 꿀벌의 성장과 생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소푸코스테롤을 포함하고 있어, 꽃가루 없이도 안정적인 군집 유지가 가능하게 했다.

WSU의 수분 매개자 생태학 교수 브랜든 홉킨스는 “도시화, 토지 이용 변화, 극단적인 기후 조건 등은 꿀벌의 영양 공급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구에서 새 식품을 공급받은 꿀벌 군집은 열악한 꽃가루 환경에서도 번성했으며, 유충 생산과 생존률, 전체 집단 규모에서 기존 상업용 사료를 공급받은 집단보다 월등한 성과를 보였다.

APIX 바이오사이언스 US의 CEO 패트릭 필킹턴 박사는 “이전까지 꿀벌은 인공 사료로 유지할 수 없는 유일한 가축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꿀벌 관리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구는 10년 이상에 걸친 수천 가지 성분 조합 테스트와 현장 실험을 통해 이뤄졌으며, 캘리포니아의 양봉가들과의 협력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영양가가 낮아 꿀벌 군집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블루베리 및 해바라기 밭에서의 실험에서 새 식품이 큰 효과를 보이며, 상업 수분 작물 환경에서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홉킨스 교수는 “일부 양봉업자들은 꿀벌이 고사하는 문제로 블루베리 수분을 포기해왔다”며 “이 새로운 식품이 도입된다면, 그들은 다시 수분 작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PIX 바이오사이언스는 이 제품을 2026년 중반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며, 현재 WSU 및 전미 양봉업자들과 함께 최적의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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