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조기폐차', 친환경 좋지만 그래도 멀쩡한 애마 폐차는 아까워..."자동차기업이 가장 큰 수혜"

2024-09-26

-2030년 서울 전역 운행 제한되는 4등급 경유 차량 대상으로 조기폐차 사업 활발히 진행 중

- 폐차 대상된 차주는 '울상'... "10년간 정성스레 다뤘는데 폐차되다니"

[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조기폐차 사업은 매연을 유발하는 디젤차의 종말을 고하는 마침표이자 친환경차 시대로 이끄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오래된 자차를 버리지 못하는 차주에게는 가혹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조기폐차 사업은 정상운행이 가능한 오래된 경유차를 조기에 폐차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대상차량은 배출가스 4,5 등급 경유차·도로용 3종 건설기계(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트럭)·지게차·굴착기 등이 해당한다.

보조금 지원으로 유인하는 정책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강제조치나 다름없다. 선제적으로 지원해 주겠다는 의미는 곧 강제적인 움직임을 보이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2025년부터 서울의 녹색교통지역(사대문 안)에서는 4등급 경유 차량의 운행이 제한된다. 2030년에는 서울 전역으로 운행제한이 확대된다.

2020년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정책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국내 5등급 차량은 2019년 말 148만 2000대에서 작년 말 기준 28만 1000대로 최근 4년 간 81% 감소했다. 이에 따른 초미세먼지 감축량은 수도권 초미세먼지 연간 배출량의 22.1%에 해당하는 1만 370톤이다.

작년부턴 4등급 차량까지, 또 올해부턴 배출가스 저감장치(DPF)가 장착된 4등급 차량까지도 지원해 주는 식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다수의 시민들은 이 같은 정책변화에 환호하고 있지만, 소수의 시민들은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차주는 아까워서 슬프고, 수리업자는 수리 못해서 슬프고..."車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

차주 A 씨는 "09년식 모하비를 21만 킬로 정도 탔었고 50만 킬로까지 타보자는 계획이 있었는데 힘들 것 같다. 정기 검사 때 매연 검사를 하면 0% 나온다. 폐차하기엔 너무 상태가 좋아서 교통공단 검사소 직원이 관리 엄청 잘했다고 하더라. 정말 폐차하기 아깝다"고 전했다.

이어 "5등급 차량도 DPF를 다니까 매년 검사에서 매연 0% 나온다. 이것은 기업을 위한 정책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한 차주도 있었다. 조기폐차를 유도하는 것이 신차 판매를 위한 자동차 업계의 입김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B 씨는 "중장년층에게 팔 수 있는 차는 이미 다 팔았다. 때문에 노후차라는 명목으로 푼돈 주고 폐차시켜 다시금 차를 사게 만드는 업계의 큰 그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동차 수리업계도 조기폐차로 시름을 앓고 있다. 장안평 중고차 시장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 중인 C 씨는 "옛날에는 아저씨들이 몇십 년간 몰고 다닌 차를 수리하는 경우가 흔했다. 근데 요즘에는 조기폐차로 낡은 차들이 없다. 또 근래 나온 신차들은 잘 고장도 안 난다"며 한탄했다.

한편 조기폐차 신청을 했음에도 거주 지역의 예산이 소진돼 때를 놓치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인천시는 지난 8월 예산이 소진돼 올해 신청은 마감됐다.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에 사업이 다시 복구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현재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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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차 #경유차 #디젤차

윤정원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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