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도 못 잡은 ‘불닭’ 날갯짓, 삼양식품 2분기도 ‘최대실적’

2025-08-15

2분기 매출 30%, 영업익 34% 증가…상반기 매출 첫 1조원 돌파

관세 적용 시차로 2분기 영향 제한적, 미국법인 매출 성장세 지속

마케팅 확대로 이익률은 감소, 15% 관세에 “가격인상 검토 중”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삼양식품이 해외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 1조 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올 2분기부터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관세 여파에 노출됐지만, 제한적인 영향으로 실적 성장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15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531억 원, 영업이익은 12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82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6% 늘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864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했다.

2분기 미국법인 매출은 9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2% 성장했다. 4월부터 보편관세 10%가 적용됐으나, 삼양식품이 가격을 동결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삼양식품은 2분기 전체 실적에서 미국발 관세가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제품의 국내 선적 시점과 미국 도착 시점 간 시차로 인해 실질적으로 관세가 적용된 것은 5월말 수출 물량부터였다”면서 “관세 영향을 일부 받긴 했으나 2분기 전체 실적에 크게 반영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2분기 영업이익률은 21.7%로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지난 1분기 25.3%와 비교하면 3.6%포인트 하락했다. 전분기대비 영업이익률이 줄어든 것은 판매관리비 영향이 컸다. 2분기 삼양식품 판관비는 1354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5%였다. 지난 1분기 판관비는 1110억 원으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였다. 판관비 비중이 늘어난 만큼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셈이다.

판관비 증가의 주된 요인은 마케팅 비용이었다. 삼양식품은 지난 4월 ‘2025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불닭’ 부스를 운영했다. 5월엔 파스타 브랜드 ‘탱글(TANGLE)’ 글로벌 론칭에 맞춰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고, 수출 전용 매운라면 브랜드 ‘맵(MEP)’을 말레이시아에 론칭하는 등 신제품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실제로 2분기 광고선전비는 229억 원으로 지난해 131억 원 대비 75% 증가했다.

2분기에는 미국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한미 관세협상으로 상호관세 15%가 확정되면서 향후 미국 내 '불닭'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불닭’은 미국 현지에서 유통 채널에 따라 1.4달러에서 2달러 사이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소비자판매가 기준인 만큼 실제 납품가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출 제품 마진율이 높다고 해도 15%에 달하는 관세를 온전히 흡수하긴 어렵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폭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로, 현지 판매 가격은 유통사가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불닭 가격이 인상된다 해도 단가 자체가 높은 제품은 아닌 만큼,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