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디지털과 전통의 융합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전세계 눈 사로잡다

2025-05-14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 입구에 들어서자 가로 27m, 세로 10m 규모의 초대형 LED 미디어파사드가 시야를 압도한다. 찬란한 빛의 물결이 공간을 가로지르며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LG전자가 구현한 이 디스플레이는 디지털이 자연과 건축을 잇는 '경계 없는 세계'를 주제로, 한국의 디지털 혁신 역량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 미디어파사드는 현지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전시물 중 하나다. 건축, 관광문화, 전시, 유산, 발전상을 주제로 인공지능(AI)과 협업한 미디어 아트 콘텐츠가 더해지며, 다층적이고 몰입감 있는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한국관에는 전시관 입장객과 상업시설 이용객을 포함해 총 32만3000명이 방문했다. 이는 전체 오사카 엑스포 누적 입장객 241만명의 13.4%에 달한다. 각국의 정확한 입장객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한국관이 일본을 제외하면 미국관, 이탈리아관과 함께 '가장 관람객이 많은 국가관'으로 손꼽힌다고 전했다.

◇'Connecting Lives'… 전통과 첨단기술 융합을 연결하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 이후 55년 만에 일본에서 다시 열린 이번 등록 엑스포에서, 한국은 '커넥팅 라이브즈(Connecting Lives)'를 주제로 국가관을 꾸렸다. 미디어파사드와 전통 소재 한산모시를 병치한 전시는, 디지털과 자연,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미디어 경험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관 내부는 총 세 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먼저 1관 '소리와 빛을 모아 모두가 하나되어'는 관람객이 직접 입력한 문장이 AI를 통해 음악으로 변환되는 공간이다. 132개의 무빙라이트와 41대의 스피커가 공중에 흩어진 다국어 음성에 반응하며,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감각적 연결을 구현해 마치 소리의 파동 속에 몸을 맡긴 듯한 몰입을 선사했다.

이어진 2관 '황폐해진 도시에서 생명의 회복으로'는 콘크리트 폐허를 형상화한 전시로, 현대차의 넥쏘 수소 엔진에서 나온 물방울이 천장에서 떨어지고, 식물이 틈새에서 자라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술을 통한 회복'을 주제로 한 이 공간은 도시화와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과 대안을 시각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3관 '같은 시간 속의 선율'은 K-POP을 매개로 세대 간 연결을 시도해 젊은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았다. 할아버지의 미완의 선율을 손녀가 이어받아 완성하는 서사는 한국의 정서와 공동체 가치를 담아낸다. 음악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문화적 유산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K-기업, 미래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다.

엑스포 내 한국우수상품전(B2C) 전시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혁신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구글과 공동 개발한 XR(확장현실)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세계 최초로 대중에 공개했다. 손짓으로 메뉴를 띄우고, 시선과 음성 명령만으로 작동하는 이 기기는 별도 컨트롤러 없이 몰입형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갤럭시 S25를 비롯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AI 기반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도 함께 전시했다. 생성형 AI가 추천 일정을 제안하고, 실시간 통번역과 콘텐츠 요약 기능 등을 선보이며, 기술이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인스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인스터는 '2024 월드카 어워드'에서 올해의 경차로 선정된 모델로, 지난 4월부터 일본 시장에서 본격 판매에 돌입해 높은 사전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는 2022년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입 이후 전동화 기술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알렸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