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미국인 관광객이 이탈리아 관광지 베네치아에서 애플 '나의 찾기' 기능을 통해 소매치기범을 잡은 사연을 소개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카리스 맥엘로이는 틱톡을 통해 자신의 엄마가 에어팟 '나의 찾기' 기능으로 소매치기범을 붙잡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맥엘로이의 엄마가 어린 소매치기범의 머리채를 잡고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에 따르면 가족은 지난 베니스에서 휴가를 보내며 이동 중 폭이 좁은 다리 위에서 10대 소녀 3명과 마주쳤다. 얼마 뒤 숙소 앞에서 배낭의 지퍼가 열려 있고, 신용카드, 현금, 여권이 들어있는 지갑과 텀블러, 에어팟 등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맥엘로이의 가족이 생각해낸 것은 애플의 '나의 찾기' 기능이다. 등록한 친구와 가족끼리 위치를 공유하거나 분실한 애플 기기, 위치추적기 에어태그 등을 찾을 수 있는 위치추적 네트워크 서비스다.
소매치기범들이 훔쳐간 에어팟의 위치를 확인한 가족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 위에서 마주쳤던 10대 소녀들을 다시 마주쳤다. 그들이 소매치기범이었던 것이다.
맥엘로이의 엄마는 용의자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 사람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경찰이 도착하길 기다렸다. 경찰이 도착해 체포하려고 하자 용의자는 가방을 휘두르며 저항했고, 가방에 맞은 엄마는 이마가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용의자가 휘두른 가방 안에서는 도난당한 텀블러가 발견됐다.
다른 용의자 두 명 중 한 명은 경찰이 올 때까지 같이 있다 순순히 경찰에 체포됐다. 다른 한 명은 가방을 들고 도주하다 공항으로 가는 열차편에 지갑을 버린 것이 확인됐다. 여권과 신용카드는 회수됐지만, 현금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이 소식을 숙소에 알리자, 숙소 측은 맥엘로이 가족이 붙잡은 소매치기 무리가 베네치아에서 유명한 소매치기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탈리아 현지 언론 일 메사게로(Il Messaggero)에 따르면 관광객에게 머리가 붙잡힌 소매치기 용의자는 14세로 경찰에 체포된 지 이틀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