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도정하면 남는 부산물인 ‘쌀겨’. 그동안 처치 곤란이었던 쌀겨가 친환경자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쌀겨는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자연 분해가 쉬워 농업과 생활 전반에서 유용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
먼저 쌀겨는 천연비료로서 뛰어난 역할을 한다. 쌀겨 속엔 비타민B와 E뿐만 아니라 미네랄·지방 등이 들어 있어 식물 생육에 좋은 영향을 준다. 쌀겨를 퇴비에 섞어 땅에 뿌리면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유익한 미생물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또 가루 형태(미강가루)나 펠릿으로 제작한 쌀겨를 뿌리면 잡초 방제에도 효과적이고, 토양 통기성을 개선해 땅도 비옥해진다. 일부 지역에선 ‘쌀겨 농법’이라고 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쌀겨는 천연 세정제나 화장품으로도 쓸 수 있다. 쌀겨를 물에 섞어 식기나 주방 기름때를 닦으면 세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쌀겨비누가 인기있는 이유다. 쌀겨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보습 효과도 뛰어나고 피부를 환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쌀겨비누는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 가능하다.
피부 각질을 벗기는 스크럽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쌀겨 세정용품을 만들고 싶다면 쓰고 있는 클렌징폼에 쌀겨가루를 섞으면 된다. 반려동물을 목욕시킬 때 물에 쌀겨가루를 넣으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아 좋다.
특히 요즘에는 쌀겨효소찜질도 주목받고 있다. 발효된 쌀겨에선 60∼70℃ 열이 발생하는데, 약간의 수분이 있어서 실제로 사람이 느끼는 온도는 40℃ 안팎이다. 그 열로 찜질하면 체온이 높아져 혈액순환에도 좋고, 땀을 배출시켜 노폐물을 내보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쌀겨효소찜질이 생리통·저체온증·근육통처럼 몸이 차가워 발생하는 질환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쌀겨가 2021년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은 후 다양한 방식으로 본격 활용되고 있다”며 “활용 범위 역시 퇴비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으로 증가세”라고 밝혔다.
◇도움말=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촌진흥청 누리집
박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