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어쩌면 우리 혼자서?···‘아르테미스’ 접점 안 보이는 우주 탐사 로드맵

2025-12-16

우주청, ‘대한민국 우주과학탐사 로드맵’ 공개

‘아르테미스 계획’과 별개로 독자 추진 걱정

정부가 오는 2040년쯤 한국이 국제 달 기지 구축을 주도한다는 중장기 우주탐사 로드맵을 공개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이 계획이 한국만의 아이디어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국이 주도하고 세계 50여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달 개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과 뚜렷한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이 세계적인 달 개척 흐름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걱정이 제기된다.

우주항공청은 16일 언론 대상 설명회를 열고 앞으로 20년간 한국 우주탐사의 핵심 목표와 전략 등을 담은 ‘대한민국 우주과학탐사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로드맵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달 탐사다. 한국이 2032년 달 무인 착륙을 실현한 뒤 탐사 능력을 고도화해 2040년쯤 국제 달 경제기지 구축을 주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달 경제기지란 월면에서 광물자원을 캐내기 위해 사람이 상주하는 업무·생활 공간이다.

문제는 국제 달 경제기지를 구축할 구체적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주청은 이번 로드맵에서 지구와 달을 잇는 통신 시스템과 기지 공급용 전력 장비, 자원 추출용 플랜트를 월면에 만들겠다고 했다.

이런 기기를 월면에서 가동하려면 우주기술 발전 역사가 짧은 한국 혼자서는 어렵다. 여러 나라와 협력하는 일이 필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이 2021년 참여한 아르테미스 계획을 활용하는 것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 주도 다국적 달 개척 프로젝트로, 월면에 기지를 건설해 광물자원을 캐내는 것이 핵심 목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영국 등 50여개국이 참여 중이다.

그런데 이번 로드맵을 보면 아르테미스 계획과의 연결 고리가 불분명하다. 아르테미스 계획 활용 방안은 로드맵에서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정부가 사실상 아르테미스 계획과는 따로 돌아가는 ‘나홀로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설명회에서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현재 한국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CLPS는 유인 달 착륙 전 단계 사업이다. 관측 기기와 센서를 무인 착륙선에 실어 월면에 보내는 것이 목표다. 현재로서는 한국에 달 유인 기지 건설과 관련한 뚜렷한 역할은 있지 않은 셈이다.

다만 우주청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역량이 무엇인지를 미국 측에 설명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며 “이번 로드맵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유럽이나 일본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달에서 위치 정보를 얻어내는 ‘루나 네트’ 시스템을 올해부터 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미국과의 외교적 지렛대로도 사용되는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주청은 화성 탐사와 관련해 2030년 10월부터 2031년 4월 사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 ‘스타십’에 중량 500㎏짜리 탑재체를 실어 화성에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33년에는 누리호 성능을 향상시킨 기체로 화성 주변에 중량 40~50㎏짜리 궤도선을 보낼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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