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후 복통, 단순 숙취 아닐 수 있다…“급성 췌장염 위험↑”

2025-12-02

회식과 술자리가 몰리는 연말이면 소화기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술을 마시는 폭음은 극심한 복통을 동반하는 급성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폭음 뒤 복통이 지속된다면 신속히 진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서 소화효소가 과하게 분비되면서 췌장 조직을 스스로 손상하는 급성 염증 질환이다. 정상 상태에서는 췌장에서 만들어진 소화효소가 십이지장으로 이동해 음식물 분해에 사용되지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면 소화효소들이 췌장 안에서 먼저 활성화돼 췌장을 스스로 녹이듯 공격한다. 중증으로 가면 패혈증, 쇼크, 다발성 장기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도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음주다. 과음하면 췌장은 알코올을 대사하기 위해 췌장액을 더 분비하는 등 분비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급성 췌장염뿐 아니라 만성 췌장염 위험도 높아진다.

갑자기 시작되는 극심한 상복부 통증이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통증은 명치나 배꼽 주변에서 시작돼 등이나 가슴 쪽으로 뻗어 나가는 양상을 주로 보인다. 누워 있으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고, 구토·메스꺼움·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호흡곤란, 혈압 저하, 의식 저하 등 중증 징후가 나타날 경우 즉각적인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이 음주라면 즉시 금주가 필요하다. 담석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엔 췌장담도내시경을 통해 담석을 제거한다.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췌장을 쉬게 하고 통증을 조절하는 보존적 치료도 필요하다. 금식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며, 통증의 경감을 위해 진통제를 투여한다.

경증 환자는 며칠 내로 큰 합병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췌장 괴사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땐 투석요법, 승압제 투여, 항생제 치료 등이 필요하다.

현종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리한 음주를 피하고 담석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라며 “특히 연말 회식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는 폭음은 위험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폭음 후 복부 통증이 계속되면 단순한 숙취로 넘기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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