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서비스야. This is service(이건 서비스).”
“할머니, 서비스는 ‘on the house(저희 가게에서 낼게요)’라고 해요.”
한 흑인 남성이 떡국을 맛있게 먹고 있는 와중에 백발의 한국인 할머니가 ‘서비스’라며 순대가 가득 놓인 접시를 건넨다. 할머니의 ‘콩글리시’를 들은 남성은 유창한 한국어로 영어 표현을 바르게 고쳐주지만 이어 ‘K-할머니’스러운 정다운 답이 돌아온다. “줘도 난리야, 아주 그냥.”
조회수 1215만 회를 달성한 에듀테크 기업 ‘야나두’의 숏폼 동영상 내용이다.
김민철 야나두 대표는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야나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 방면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AI에 기반한 영어학습 콘텐츠 제공에 보다 힘쓰겠다고 밝혔다.
야나두가 7월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숏폼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는 ‘실수하기 좋은 영어 시리즈’는 할머니와 흑인 남성이 등장해 콩글리시에 대응하는 정확한 영어 표현을 전달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영상 길이는 15초에서 30초 내외로 짧지만 하나의 영어 표현을 각인시키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 시리즈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한 달 반 만에 야나두 유튜브 구독자 수는 약 20만 명이 증가해 60만 명을 달성했다.
한국인 할머니와 흑인 남성은 선뜻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이 조합의 유래는 뉴욕 할렘가에서 ‘한국인 엄마’로 불리는 사업가 베티 박 대표라고 한다. 김 대표는 “한국인 할머니의 잔소리 하는 이미지가 거친 할렘 이미지와 부합되면서 생겨나는 신선함에 주목했다”며 “AI 서포터팀을 올 초 발족하고 전사적으로 AI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 자유도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한 담당자의 아이디어가 대박을 터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 기술 발전은 야나두의 신규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 구현을 빠른 속도로 도와 준다. 특히 지난 5월 첫 공개된 구글 AI 동영상 생성 모델인 ‘비오 3(Veo 3)’는 해당 시리즈 제작의 일등 공신이다. 김 대표는 “예전이라면 6~7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여 스토리보드를 일일이 제작하거나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는 비용이 소요됐겠지만, AI 기술 발전으로 이 모든 것들이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자연스러운 영상이 나올 수 있도록 세부적인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노하우에 대해서도 회사 내부적으로 ‘아카이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 속도가 빠른 유튜브 생태계의 특성상 아류작도 하루에 수십 편씩 쏟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유사한 콘텐츠가 다량으로 나오는 만큼 영상의 질 유지에 집중하려 한다”며 “한국인이 쉽게 실수하는 콩글리시를 고쳐준다는 교육 방향을 유지하면서 영상 속 캐릭터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아닌 실제 할머니와 흑인 남성을 직접 촬영해 출연시키거나 코미디언 소속사와 협업해 콘텐츠를 기획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배우 조정석이 출연한 광고로 유행어가 된 ‘야, 너두 영어 할 수 있어’ 구절에 이어 ‘실수하기 좋은 영어’ 시리즈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야나두는 AI를 통한 맞춤형 영어 교육도 계획중이다. 즉각적으로 커리큘럼을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AI의 장점을 이용해 개인의 영어 실력에 맞춘 ‘AI 선생님’ 챗봇을 제공하고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콘텐츠의 휘발성이 강해지면서 앞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콘텐츠를 팝콘처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느냐에 성공이 달려 있게 됐다”며 “수도꼭지를 열면 물이 콸콸 나오듯이 공부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