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2박3일에 걸친 첫 대미 외교를 무난하게 치렀다고 일본 언론들이 평가했다. 공동 기자회견은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쌓기’라는 점에서는 만족할만한 평가를 내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29일 오전 한국을 향하면서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다카이치 총리와 팔짱을 낀 채 계단을 내려오는 사진을 올렸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다카이치 총리의 첫 트럼프 외교를 무난하다고 평가하면서 “관계 구축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이라고 호평한 총리 주변 평가를 소개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정권 출범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원고를 읽지 않고 자신의 말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해졌는데, 다카이치 총리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출장길에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관련 자료를 반복해 읽었다고 한다.
첫 대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양국 정상을 잇는 매개체가 된 것은 다카이치 총리로선 큰 득이 됐다. 친근감의 표시로 ‘신조’라며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를 정도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이번 방일 일정에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베 전 총리가 사용한 골프채, 아키에 여사와의 만남 등 주요 장면에서 ‘아베 유산’이 빛을 발했다.
순조로운 출발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다카이치 색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카바야시 미에코(中林美恵子) 와세다대 교수는 지지통신에 “아베 레거시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새 시대의 막을 열수 없다”며 “총리의 과제는 아베로부터 졸업해 다음 단계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제는 또 있다. 방위비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선제적인 방위비 인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얻었다고 했지만 방위비 증액 요구는 시간 문제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미국이 호주와의 정상 회담에서 구체적인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지 않았던 정보를 일본 정부가 파악했다면서 외무성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증액을 요구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2027년 3월이 기한인 주일미군 주둔경비 협상 문제와 함께 “대만도 방위비를 GDP의 3.32%로 늘리기로 결정해 일본도 머지 않아 증액폭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위력 강화 방침을 전달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 자리에서 당초 2027년까지 GDP(국내총생산)의 2%로 올리려 했던 방위비를 올해 안에 끌어올리고,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3문서 개정 검토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커다란 한 걸음”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구체적인 방위비 인상 수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속한 실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회담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은 “방위력을 한층 강화해 일·미 동맹의 억지력·대처력을 한층 높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대미외교에서 합격선을 넘어서면서 다카이치 정권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정권 출범 일주일 만에 일본 언론 조사에서 60~70%를 지지율을 보이면서다. 일각에선 트럼프 외교 성과까지 보태면 한동안 이런 높은 지지율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 내에선 벌써 조기 중의원(하원) 해산과 총선거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원에서 소수여당인 상황에서 정권 안정을 위해선 조기 해산이 답이라는 것이다. 한 각료 경험자는 이 신문에 “자민당의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기 전 해산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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