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KT 손동현과 소형준이 자주 찾아보는 야구 ‘직캠’은 바로 응원 영상…“우리 팬들 많아졌네”

2024-10-07

KT 마운드의 ‘영건’ 소형준(23)과 손동현(23)은 동갑내기이자 원정 숙소 룸메이트다.

숙소로 돌아가면 친한 친구이자, 팀 동료로서 서로의 피칭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기도 한다.

두 명의 젊은 투수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손동현은 LG 타자들을 공 3개로 잡아내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로 1이닝을 공 3개로 막은 투수가 됐다. 8회에는 소형준이 이어받아 1이닝 무사사구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숙소에서 만난 둘은 서로의 투구를 추켜세웠다. 손동현은 소형준의 투구에 대해 “살벌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소형준은 “힘 좀 썼더니 150㎞까지 나오더라. 내일(6일)도 그렇게 던져야겠다”라고 답했다. 손동현은 “내일은 내가 하겠다”라고 답하면서 욕심을 드러냈다.

손동현과 소형준은 팀의 현재와 미래를 짊어질 투수들이다. 성남고를 졸업한 손동현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고 소형준은 2020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입단 년도는 1년 차이가 나지만 둘다 2001년생으로 출생 년도는 같다. 비슷한 또래다보니 더욱 가까워졌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손동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팀 불펜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소형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1차전에서 가을야구 첫 경기를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렸다.

두 명은 종종 원정 숙소에서 함께 유튜브를 보기도 한다. 가장 많이 챙겨보는 영상은 응원 영상 ‘직캠(직접 찍은 영상)’이다. KT 팬들이 응원하는 영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손동현은 “우리 팬들이 진짜 많이 늘었다는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KBO리그에 합류한 팀이다. 2014년 창단해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찬단한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팬층이 두터운 편은 아니다.

올해 KT 홈 관중 수는 84만3942명이다. 수도권 팀들 중 100만 관중을 넘지 못한 팀은 KT와 키움(80만8350명), 두 팀 뿐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한 두산과 LG는 오랜 역사로 팬이 많은 팀들이다. 잠실구장 관중석을 홈 팀 팬들이 거의 차지하고 있지만, KT 팬들도 원정 응원석에서 만만치 않은 응원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KT의 젊은 투수 두 명은 응원 영상을 보며 나날이 팬들이 늘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흡족해했던 것이다.

팬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 손동현은 “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응원 영상을 보고 동기부여를 얻고 나면 서로의 야구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하는 시간도 가진다. 손동현은 “우리가 상대할 타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며 “형준이와 제가 스타일이 다른 투수이기 때문에 배울 것은 많이 배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의젓하게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만 티격태격할 때에는 영락없는 20대 청년들이다. 손동현은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함께 보기 시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할 때 나는 아직 볼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흑백요리사’를 형준이가 먼저 이어폰도 안 끼고 시작하더라”며 “그래서 ‘매너 없다’라고 한 마디 했다”라며 웃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