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민, '로드러너' 반발에 '실시간 수락' 도입 추진

2025-12-02

배달의민족이 라이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로드러너'에 실시간 수락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라이더가 직접 근무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는 형태다. 로드러너 확대에 대한 라이더 단체들의 반감이 높아진 가운데 논란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현재 로드러너에 적용할 '즉시 운행(가칭)'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사전에 예약한 형태만 지원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로드러너에 실시간으로 배달 콜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옵션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르면 이달 내 해당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배민은 자체 개발한 라이더 관리 앱 '배민커넥트'를 주 시스템으로 운영하지만, 경기 화성시와 오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모회사 DH가 개발한 '로드러너'를 적용하고 있다.

로드러너를 활용하는 라이더는 원하는 운행 시간을 사전에 예약하고, 예약된 시간에만 배달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라이더가 원하는 시간에 앱에 접속한 후 배달 수락 여부를 정할 수 있는 배민커넥트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유연한 근무를 선호하는 한국 배달 라이더의 선호와 배치되고, 막대한 배달 수요를 예측하기에 한계가 있어 배민의 배달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24일과 25일 배달플랫폼노조, 라이더유니온이 각각 로드러너 반대 집회를 개최하면서 공개적으로 로드러너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1~8단계 등급제로 실적을 나누고, 높은 등급 라이더를 우선 배정하기 때문에 과도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들 단체의 주장이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신규 등 기존 성과가 없는 라이더에게도 성과가 높은 그룹과 같은 시간대에 스케줄을 선택하도록 일정을 분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로드러너 앱에 대해서는 라이더 요구를 받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즉시 운행 기능을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조치 일환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화성·오산에서 테스트 중인 로드러너 시스템에 대해 현행 시스템 대비 부족한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라이더와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청취해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민이 로드러너를 국내에 최적화한 방식으로 도입하면 라이더 이탈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배달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음식 배달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배민을 라이더가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드러너의 사용성을 개선하면 이를 활용할 라이더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로드러너가 여전히 스케줄 형태 근무를 기본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DH는 글로벌 표준화 일환으로 로드러너를 한국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러너를 현행 방식으로 확대하면 국내에서 배달 경쟁력을 상실하고, 결국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쿠팡이츠에 배달 시장 1위를 내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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