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3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이사회에 앞서 의안은 세부적으로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영풍·MBK 연합이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 여부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려아연 자사주의 우리사주조합 처리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해 3% 안으로 지분격차를 줄인 상황이다.
여기서 자사주의 의결권은 없지만 고려아연 측이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쪽으로 추진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면, 되살아난 의결권으로 최 회장 측의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고려아연은 자사의 고객사인 반도체 업계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으로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국내의 한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 제품 및 공정 난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산 품질에서 특이점이 발생하면 반도체 생산과 품질관리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의 품질유지와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반도체 황산으로 불리는 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울산 온산제련소에서는 고순도 황산을 포함해 지난해 기준 연간 140만톤의 황산을 생산해 국내 공급망 안정에 기여했다. 이렇게 생산된 황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경영권 분쟁 사태로 인해 공급 차질을 걱정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반도체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는 있다"며 "이런 경우 핵심 수요처가 사라지고 고려아연은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고 주주가치도 하락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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