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대체재로 ‘그래픽 D램’ 뜬다…삼성전자, 세계 최초 ‘24Gb GDDR7’ 개발 완료

2024-10-16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컴퓨팅 작업을 보조할 차세대 메모리로 그래픽 D램(GDDR)에 주목하고 있다. GDDR은 동시다발적인 빠른 데이터 처리에 특화돼 있어, 최근 몸값이 치솟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체재로 떠오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미터급 ‘24기가비트(Gb) GDDR7’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제품은 40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갖췄으며 전작인 ‘16Gb GDDR7’ 대비 전력 효율을 30% 이상 개선했다.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클락 컨트롤 제어 기술’과 ‘전력 이원화 설계’를 사용했으며 고속 동작에서도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는 ‘파워 게이팅 설계 기법’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사양을 구현한 제품”이라며 “PC·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를 넘어 AI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GDDR은 그래픽저장장치(GPU) 전용으로 만든 D램이다. ‘3-5-5X-6-7’로 세대가 바뀌고 있으며 최신 버전일수록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 효율성을 갖는다. GDDR은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전송을 위한 채널이 많기 때문에, 동시다발적 연산을 하는 GPU를 보조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트북·게임기 등 개인용 디바이스의 그래픽카드에는 대부분 GDDR이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올해 중 주요 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을 시작해 내년 초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고객사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미국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노트북용 GPU ‘지포스 RTX50’ 시리즈에 GDDR7을 탑재할 예정이며 AMD도 GDDR7 채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GDDR 공급사 타이틀을 놓고 물밑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32Gbps 속도의 GDDR7 D램을 개발한 바 있다. 이는 30기가바이트(GB) 용량의 초고화질(UHD) 영화 50편을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SK하이닉스도 지난 7월 32Gbps GDDR7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AI나 고성능컴퓨팅(HPC) 영역에서도 GDDR 수요가 늘고 있다. 비싸고 물량도 많지 않은 HBM의 대체재로서다.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이끄는 미국 팹리스 기업 텐스토렌트가 최근 HBM 대신 GDDR6을 탑재한 AI 반도체 ‘웜홀’을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배용철 부사장은 “AI 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고용량·고성능 제품을 계속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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