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기존 분석보다 20% 길어”
생태계 도태 원인…“먹이 경쟁 불리”

선사시대 바다를 지배하던 대형 포식자인 ‘메갈로돈’ 덩치가 기존 연구 결과보다 20% 더 큰 약 24m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관광버스 2대를 앞뒤로 이어붙인 길이와 비슷할 정도로 엄청난 덩치다. 메갈로돈이 이렇게 거대한 몸을 지니게 된 이유와 멸종한 원인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드폴대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소속 과학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팔레온톨로지아 일렉트로니카’를 통해 “메갈로돈 몸길이가 최대 24.3m였을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갈로돈은 신생대 마이오세 초기인 약 2000만년 전 바다에 나타나 신생대 플라이오세 후기인 약 360만년 전까지 번성한 대형 해양 육식 동물이다. 현존하는 백상아리와는 친척 관계다. 그동안 관련 학계에서는 메갈로돈 몸길이를 최대 20m로 봤지만, 이보다 20%가량 컸을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한 것이다.
메갈로돈의 전체 몸통 뼈가 온전하게 발견된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화석 상태로 조각조각 발견된 메갈로돈 척추의 길이·굵기를 관찰한 뒤 165종의 현존 또는 멸종된 상어의 몸통 비율에 조합했다. 그 결과 24.3m라는 초대형 고대 어류의 실체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같은 몸길이를 갖춘 메갈로돈 무게는 약 94t이었을 것”이라며 “물속에서 헤엄칠 때 순항 속도는 시속 2.1~3.5㎞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메갈로돈의 거대한 몸집은 그들이 해양 생태계에서 멸종에 이른 중요한 원인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플라이오세에 출현한 백상아리와의 자원 경쟁에서 메갈로돈이 불리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갈로돈과 백상아리 모두 대형 포유류를 주요 먹이로 삼았다. 그런데 메갈로돈은 거대한 몸집 때문에 백상아리(몸길이 약 6m)보다 민첩하게 움직이기 어려웠다. 같은 먹이를 쫓아도 백상아리가 배를 채울 가능성이 컸다는 뜻이다.
메갈로돈은 자신의 큰 몸집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면서 서서히 개체수가 줄었고, 바다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메갈로돈의 빈 자리는 백상아리가 채웠다.
연구진은 “선사시대 동물의 진화와 멸종을 연구하는 일은 오늘날 현실화한 기후와 환경 변화에서 생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하게 해 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