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먼저,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2000만 인구의 나라가 20억 인구의 나라와 경쟁할 수 있게 됐습니다.”
6년간 백악관에서 부시·오바마·바이든 정부의 AI 전략을 짰던 이의 ‘AI 시대’ 진단이다. 19일 ‘2025 중앙포럼’에서 데이비드 에델만 MIT 인터넷정책연구소(IPRI) 기술·경제·국가안보 프로젝트 디렉터는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경쟁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날 ‘AI 시대 새로운 리더십-대한민국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5 중앙포럼에서 에델만 디렉터는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AI가 주도하는 변화·경쟁과 거기서 오는 위험과 기회가 무엇인지를 강연했다. 또한 한국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는지를 조언했다.
먼저 그는 AI가 개인 간, 기업 간 경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음을 강조했다. AI 추론에 드는 비용이 급격히 하락해, 지난 2~3년간 기업의 AI 사용률이 급증하고 기업 응답자의 70%가 AI를 정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거다.
이는 ‘다윗과 골리앗’의 경쟁을 일상화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로봇팔을 만드는 데에 100만 달러(약 14억원)가 들었는데 이제는 고등학생이 불과 400달러(약 56만원) 정도면 3D 프린팅으로 로봇 팔을 만들 수 있다는 거다.
기능도 마찬가지다. 과거 로봇 팔에 서랍 닫는 동작을 시키려면 MIT 대학원생들이 6개월간 달라붙어 수십만 줄 코드를 짜야 했지만, 지금은 ‘냅킨을 꺼내라’는 일상적인 언어로 명령하면 시스템이 규칙을 이해하고 자체 코드를 작성해 수행한다는 거다.
에델만 디렉터는 “AI를 활용하는 기업은 이제 1%의 자원으로 100%의 기존 기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라며 “기존의 기술 운영 방식이나 조직 방식은 곧 사라질 운명”이라고 했다. 챗GPT 같은 AI 서비스 때문에, 15년 만에 처음으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떨어진 게 좋은 예라는 것이다.
이는 국가 간 경쟁에도 적용된다. 에델만 교수는 한국이 미·중처럼 자본과 시장 규모가 거대하지는 않지만, AI 인프라 구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지금 할 일로는 ▶에너지 효율적인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 ▶보다 신뢰성 있게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국가가 지원하는 것, 두 가지를 꼽았다.
AI 규제 정책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객석에서 나왔다. 에델만 교수는 이에 “AI 경쟁은 ‘실용 가능한 AI’를 위한 경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예컨대, 주택이나 대출 정책에 AI를 사용한다면 대출 관련 법으로 규율하고, 의료에 AI를 사용한다면 의료·개인정보·데이터 법률로 규율해야 한다는 거다.
그는 “‘AI는 위험하다’는 식의 존재적 위험에 집중하면, 정책과 현실 간 괴리가 커진다”라며 “AI 기술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정부에 ‘이 정부의 C++ 정책은 뭔가?’라고 묻는 만큼이나 무의미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가 AI를 안전하면서도 국가적 이익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조언했다.
“첫째, AI를 지나치게 안보화하려고 하지 말고 오픈소스 모델의 존재를 허용해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이 개별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국가 AI 발전 방식에 보호주의적 본능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AI 분야에서 보호주의가 개입하면 도리어 국가의 AI 발전 속도를 낮추며, ‘보호’보다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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