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수천 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전세기로 귀국한 범죄 가담 구금자들 (10월20일)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스캠 범죄’를 저지르다 구금된 한국인 피의자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피의자들은 기내에 탑승하자마자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한국에 도착한 뒤 피의자 신분으로 각각 충남경찰청(45명), 경기북부경찰청(15명) 등으로 분산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피의자들은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노쇼 사기 등 다양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에서 활동하다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마약 투약 여부도 검사하기로 했습니다.
20일 1면 사진은 국내 송환 피의자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기 중인 각 지역 경찰청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범죄자 송환이라 ‘규모’를 보여주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단단히 가린 얼굴에 앳된 청년의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사안이 커서 토요일 취재사진을 이틀 뒤인 월요일자 1면에 썼습니다. 사진회의에서 오대산을 물들인 가을 단풍을 은근히 밀었습니다만, 캄보디아 사태를 비롯한 국내외 현안 앞에서 ‘한가해 보인다’는 이유로 밀렸습니다.
■ 가을에 내려앉은 ‘첫눈’ (10월21일)

20일 전국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며 올가을 최저기온을 기록했습니다. 강원도 고지대는 영하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날 설악산 국립공원 고지대에는 ‘첫눈’이 내렸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중청대피소 기준 1㎝가량 눈이 쌓였습니다. 이번 설악산 첫눈은 지난해보다 하루 늦었습니다.
21일자 1면 사진은 설악산국립공원 소청대피소에 첫눈이 내리는 장면입니다. 스케일이 크거나 극적인 사진은 아니지만, ‘첫눈’이라는 단어가 지닌 힘으로 1면 사진의 자격을 얻었습니다. 전날 오대산 단풍을 1면에 썼다면, 이날 첫눈 사진을 선택하는 데 많이 주저했을지도 모릅니다. 1면 사진은 어제의 사진이 오늘, 오늘 사진이 내일의 1면 사진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유난히 덥고 길었던 여름을 보냈습니다. 가을이 서둘러 지나가 서운하면서도, 기후 위기 속에서도 잊지 않고 첫눈이 오고, 계절이 찾아오는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 ‘우경본색’ 다카이치,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 (10월22일)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총재가 21일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임시국회에서 실시된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는 중의원(하원) 의석 465석 중 237표를 얻었습니다. 과반을 넘으면서 결선투표 없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잇는 새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이로써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제104대 일본 총리이자 1885년 내각제 도입 이후 140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됐습니다.
22일자 1면 사진은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한 뒤 인사하는 모습입니다. 총리를 둘러싸고 축하 박수를 보내는 의원들이 모두 남성입니다. 외신을 통해 올라온 사진은 다카이치 총리의 시선만 다를 뿐 모두 비슷한 앵글이었습니다. 반복해서 마감하는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일본의 ‘첫 여성 총리’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지요. 역사·영토 문제와 관련해 극우적 시각을 가진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외교에서 어떤 자세를 보일지 주목이 됩니다.
■ 캄보디아 현지서 열린 외통위 국감 (10월23일)

22일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 한국대사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수 주캄보디아 대사대리는 “2023년 신고는 20명에 못 미쳤으나 지난해 220명, 올해는 8월까지 330명 등 폭증세”라며 “지난 2년간 신고된 550건 중 450건이 해결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캄보디아 범죄단지 납치·감금 신고 사례 중 약 450명은 구조되거나 풀려났지만, 100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은 겁니다. 이날 현지 국정감사는 주캄보디아·주베트남·주태국·주라오스대사관을 상대로 진행됐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캄보디아 등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납치·감금 범죄 관련 대사관의 부실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1면 사진은 프놈펜 주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의 선서 장면입니다. 캄보디아 사태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국감입니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한국 청년 사망 사건 이후 대사관이 국민 보호에 소홀히 한 사례들이 잇달아 드러났습니다. 범죄조직에서 탈출해 대사관을 찾아간 20대 청년은 “업무시간 종료”라며 문전박대를 당했고, 여권 연장을 위해 대사관을 찾은 로맨스 스캠 조직의 총책에게 ‘적색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알린 뒤 그대로 풀어줬던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제정신입니까?
■ APEC 전시장에 설치된 석가탑 모티브 ‘시간의 탑’ (10월24일)

세계인의 이목이 쏠릴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사적 회담, 이재명 대통령의 미·일·중 정상과의 연쇄회담, 북·미 정상회동 성사 여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도하는 빅테크 거물들도 대거 한국을 찾습니다. 오는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는 의장국인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일본·캐나다·멕시코·호주·베트남 등 21개국 회원국 정상들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등이 참석합니다.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가 개최하는 첫 대규모 다자 정상회의입니다.
1면 사진은 경주 엑스포공원 내 APEC 정상회의 경제 전시장의 모습입니다. 김민석 총리가 준비상황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석가탑을 모티브로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여정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시간의 탑’이라는 설치물이 있는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앵글 안에 경주를 짐작하게 하는 ‘단서’가 필요했습니다. 정상회의 전후에 게재할 1면 사진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늘 1면 사진은 도대체 뭐가 될까, 하는 고민이 조금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일정들과 확실한 1면 사진들이 줄줄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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