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좀 고치려 먹었는데, 숙취 해소·간 손상 방지 효과도

변비약 성분으로 흔히 사용되는 차전자피(질경이 씨앗)가 숙취와 간 손상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류담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경모 임상강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정범선 교수 공동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차전자피 복용 여부에 따른 알코올 대사 과정의 영향을 분석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에게 다량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한 후 차전자피를 복용시킨 그룹과 복용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혈액·간조직·소장조직 검사와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및 행동실험 등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알코올 섭취 후 차전자피를 복용한 그룹은 복용하지 않은 그룹보다 간에 나타난 염증의 정도를 알려주는 혈액의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와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AST)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차전자피 복용그룹은 소장조직 검사에서도 소장 손상이 적고, PCR 검사에선 소장에서 발현된 알코올 분해 효소의 양이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차전자피 복용이 급성 알코올 중독이나 숙취가 있을 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행동 양상을 호전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결과도 있었다. 차전자피 복용그룹에선 에탄올을 포함해 숙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의 혈중 농도가 더 낮았다. 간조직에서 발현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알코올 분해 효소의 양도 유의미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담 교수는 “동물 실험을 통해 차전자피가 알코올 섭취 후 발생하는 숙취 및 간 손상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연구”라며 “향후 숙취해소제 개발이나 알코올로 인한 간손상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