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100일만 지나면 세계의 이목은 이탈리아의 두 도시,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에 집중될 것이다. 2026년 동계올림픽이 내년 2월 6일 막을 올린다. 모든 올림픽 대회가 특별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올림픽은 의미가 각별하다. 지난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이탈리아가 열정으로 가득한 나라여서 100일 후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밀라노에서는 아이스하키·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리고, 코르티나 담페초에서는 썰매 종목(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과 여자 알파인 스키 등의 경기가 펼쳐진다.
이탈리아 동계 올림픽 D-100 IOC 개혁 어젠다 시행 후 첫 대회
올림픽의 새로운 모델 제시할 것

이탈리아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풍요로운 문화와 맛있는 음식, 멋진 패션 등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를 진정으로 특별하게 만드는 것을 꼽자면 이탈리아인들의 마음과 삶에 대한 태도가 아닐까 싶다. 이탈리아 사람들 특유의 온정, 가족과 공동체를 중시하는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열정이 이탈리아를 이탈리아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그런 열정은 2026년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뜨겁게 타오를 것이다.
IOC에 등록한 206개 회원국 중에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의 선수단이 속속 도착하는 순간 그들은 이탈리아의 열정을 느낄 것이다. 선수들의 열정을 현장에서든 방송 중계를 통해서든 만끽할 올림픽 팬 여러분들도 그 열정으로 마음이 가득 벅차오를 것이라 믿는다. 올림픽 대회의 막이 오르고 세계의 이목이 쏠릴 때 이탈리아가 우리에게 전해줄 모든 빛나는 경험에서 열정은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이번 대회는 스포츠를 통해 인류의 평화와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올림픽 운동의 정신 측면에서도 특별히 중요하다.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대회가 IOC가 담대하게 실행했던 올림픽 어젠다 개혁의 틀에서 준비한 첫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어젠다 개혁은 지속가능성과 양성평등, 비용 절감과 대회 개최의 유연성 확대 등이 핵심이다. 그러한 개혁에 따라 이번 대회는 역사적으로 양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올림픽이 될 것이며, 상징적인 장소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의 한가운데서 치러질 것이다.
이번 올림픽은 기존 경기장과 편의시설을 최대한 활용해서 열린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코르토나 담페초는 1956년에 동계올림픽을 치른 경험이 있고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런 경험을 십분 활용해 이번에 올림픽을 치를 예정이다. 개최 도시의 지역 공동체가 스포츠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 스포츠가 그 지역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은 이런 면에서도 지속가능성과 전통, 그리고 혁신을 모두 함께 손에 손잡고 이뤄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올림픽 모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올림픽 대회는 스포츠 경기이지만,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경쟁을 넘어 더 큰 의미가 있다. 인류가 갈등이나 분쟁으로 갈라지고 아픔을 겪는 상황에서 올림픽은 더 소중한 평화와 통합의 상징이다. 올림픽 선수촌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지구촌에서 모여든 선수들은 각자 출신 국가도 문화권도 다르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서로를 존중한다.
물론 경기장에선 승리를 위해 분투하지만, 상대 선수를 동료로서 포용한다. 모든 선수는 결국 같은 희망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다. 올림픽 대회는 우리 인류가 최고이자 최상인 상태를 보여준다. 인류가 공유하는 가치를 보여주고, 우리가 모두 하나의 가족으로 통합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다. 이런 강력한 메시지는 이탈리아에서 발신돼 전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다. 100일 후면 이탈리아는 올림픽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쓸 것이며, 그 장은 누구도 놓칠 수 없는 열정과 이탈리아만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할 것이다.
◆커스티 코번트리=제10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1894년 설립된 IOC 역사상 최초 여성이자, 최연소(1983년생) 위원장이라는 기록을 썼다. 아프리카 대륙 출신 첫 위원장이기도 하다. 짐바브웨 수영 영웅으로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배영 200m)을 땄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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